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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포커스]"가는 세월 앞에선 장사가 없다"

입력 | 2000-12-07 20:09:00


LG와 삼성이 유격수 경쟁에서 개발에 땀나듯 열심히 뛰고 있다.

두팀 모두가 갖고 있는 고민은 수비의 중심인 유격수 부문에서의 신구교체. LG의 간판 유격수이자 이종범 이후 공·수·주에서 국내최고의 유격수임을 자랑하고 있는 유지현(29)과 유지현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손지환(22).

삼성의 새로운 주장을 맡아 2001년 팀을 이끌게 될 김태균(29)와 제 2의 이종범이라고 극찬을 받고 있는 김주찬(19).

LG는 몇 년간 팀이 1번타자 겸 유격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유지현이 올시즌 들어 갑작스런 부진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지 못하고 시드니 올림픽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하는 등 예상치 않은 상황에 수차례 고민에 빠졌다.

유격수치곤 약한 어깨를 보완해주던 빠른 발놀림이 갑자기 무뎌지면서 수비폭이 좁아져 내야의 안정을 꿰하는데 실패했다는 자체 평가.

반면 유지현의 그늘에 가려 있던 손지환은 현재 호주 교육리그에서 활발한 플레이로 각광을 받고 있어 유지현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손지환은 교육리그에서 안정된 볼 캐칭과 송구능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더블 A 수준의 투수들을 상대로 연일 안타를 뽑아내며 향상된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는 중.

내년 시즌에는 22살의 넘치는 힘과 성장세를 정점을 넘긴 유지현이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다.

삼성도 LG와 비슷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 김기태의 뒤를 이어 주장까지 맡게 된 김태균(29)은 막강 삼성타선에서 구멍이 역할을 충분히 할 정도로 미진한 타격감을 보여줬다. 물론 수비에서는 안정감을 보이기는 했지만….

한데 올시즌부터 김주찬(19)이라는 무서운 10대가 김태균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빠른 발과 한방을 갖춘 타격으로 삼성의 이미지에 맞는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는 김주찬은 입단 당시부터 이종범의 뒤를 이을 기대주로 각광받던 귀한 몸.

동계훈련으로 수비에서 안정감만 갖게 된다면 당연히 내년 시즌 삼성이 유격수는 김주찬의 몫이다.

역시 세월앞에서는 장사가 없다. 그토록 화려한 플레이로 팬들을 열광시켰던 유지현과 김태균이 이제는 성장해오는 무서운 후배들과 경쟁을 벌여야 하는 처지에 봉착하다니….

무서운 젊음의 힘이냐, 세기를 갖춘 노련미냐? 매서운 겨울 삭풍이 오기도 전에 프로야구는 벌써 내년 시즌 준비에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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