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7일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한달 째 차기 대통령이 확정되지 않는 바람에 미국의 공중파 및 케이블TV 방송사들이 대선 관련 보도에 엄청난 돈을 쏟아붓고 있다.
24시간 뉴스 전문 채널인 CNN 방송과 NSNBC 방송은 대선 관련 주요 뉴스를 대부분 생중계하고 있으며 ABC NBC CBS 방송도 거의 매일 정규 뉴스 외에 대선 속보를 다루느라 수백만 달러를 투입하고 있다.
NBC 뉴스의 빌 휘틀리 부사장은 7일자 USA투데이지와의 회견에서 “지난 한달 동안 수백만 달러를 썼는데도 부담이 없다고 말한다면 솔직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CBS 방송의 마시 맥기니스 부사장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돈이 많이 든다”며 “이 때문에 많은 압박을 받고 있지만 사안이 너무 중요해 충실히 보도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들 방송사는 대선 직후 당선자가 확정됐더라면 지금쯤은 정권인수에 관한 보도나 하면 됐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재정 지출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하고 있다.
특히 부통령인 민주당 앨 고어 후보가 당선됐더라면 워싱턴의 정치부 기자들만 활용해도 충분했기 때문에 보도국 타부서에서 별도의 인력을 차출해 각지로 출장을 보내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것.
CNN 방송은 평소 정치 뉴스 담당 인력이 10명이나 이번엔 85명의 대규모 특별취재반을 구성했다.
방송사들은 시청률 경쟁 때문에 엄청난 돈을 쓰고 있지만 공교롭게도 최근 광고시장이 위축되고 있어 특별보도에 따른 광고수입증가는 미미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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