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상 돌파의 사고력 / 피터 드러커 외 지음 / 현대경제연구원 옮김 / 304쪽 1만2000원 21세기 북스
지식 경제의 도래로 기업 경영에서 창의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다. 그러나 아직도 대부분의 기업들은 구성원들의 창의성을 살리기보다는 부지불식간에 억누르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 책은 기업 경영에서 조직의 창의성을 극대화하고 혁신을 촉발시키는 다양한 원리와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저자들은 경영자들이 창의성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할 것을 조언한다. 조직의 창의성은 번뜩이는 몇 개의 아이디어나 소수의 뛰어난 개인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제기한 아이디어를 성실히 검토하고 지원해주는 시스템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경영자는 구성원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제안된 아이디어가 실행될 수 있는 여건과 메카니즘을 구축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구성원들로 하여금 도전 의식을 갖게 하고, 업무수행 방법에 대해 자율성을 부여하며, 시간과 자금 등의 자원을 효과적으로 할당하고, 올바른 평가 문화를 정착시킬 것을 제안한다.
또한 이 책에서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계에서 창의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해, 기존의 관행이나 고정 관념들을 과감히 떨쳐버릴 것을 강조한다. 책의 제목처럼 현상을 돌파하는 사고의 전환이 요구되는 것이다.
생방송 패러다임을 제시한 CNN이나 기업 소프트웨어 시장에 혁명을 일으킨 SAP, 일등석을 과감히 없애고 새로운 항공 서비스를 구축한 버진(Virgin) 항공 등은 기존의 산업 규범이나 경쟁의 룰을 따르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혁신 기업들이다.
특히 저자들은 전통적인 마케팅기법과 조사방법으로는 고객들에게 이미 친숙한 제품이나 서비스에 한해서만 의미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 새로운 요구 사항이나 신기술에 대한 경향을 파악하는 것이 어렵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그 대안으로 ‘감정이입 기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 기법은 실생활에서 제품 또는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고객들을 직접 관찰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관찰을 통해 기업은 기존의 시장조사로는 파악할 수 없거나 예상치 못했던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저자들은 다양한 인적 자원의 성향을 표준화시킬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다양한 개성을 활용해 집단 사고에 빠지게 되는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영자는 상이한 사고방식을 가진 구성원들 사이에 마찰과 갈등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다양한 사고방식이 공존함으로써 발생하는 창조적인 효과를 이끌어내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부 기관, 대기업, 대학, 언론 기관 등 개인적으로 우수한 인력들이 모여 있어도 조직을 창의적으로 변화시키지 못한 경영 책임자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이동현(가톨릭대교수·경영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