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잘 하는데…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센터' 샤킬 오닐에게 2000년 12월 9일(이하 한국시간)은 평생 잊혀지지 않을 '치욕의 날'로 기억될 것 같다.
NBA역사상 최악의 자유투를 던졌기 때문.
오닐은 홈구장 스테이플스센터에서 벌어진 시애틀 수퍼소닉스와의 NBA 정규시즌 경기에서 모두 11개의 자유투를 얻었다.
그러나 프리드로우라인에서 그의 손을 떠난 공 가운데 그물을 통과한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이는 형편없는 자유투실력으로 조롱거리가 되곤 했던 '전설적인 센터' 윌트 체임벌린(필라델피아)이 1960년 11월 5일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전에서 세운 최악의 기록(0/10)을 넘어선 신기록.
오닐은 이날 경기를 계기로 '최악의 파울슈터'라는 이미지가 더욱 굳어지게 됐다.
오닐의 자유투부진이 문제가 되는 것은 팀 성적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
이날 시애틀에 103:95로 패한 LA 레이커스는 서부컨퍼런스 3위에 머물고 있다. 최강의 전력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LA 레이커스가 개막 이후 중위권에 맴도는 가장 큰 이유는 오닐의 자유투에서 찾을 수 있다.
잘 던져도 두개 중 하나 성공시킬까 말까한 오닐의 자유투는 상대방에게 가장 확실한 반격의 실마리를 제공하기 때문.
상대팀들은 오닐에게 고의적으로 파울을 저질러 그에게 자유투를 유도한다. '상어 때려잡기' 정도로 번역되는 '핵 어 샥(hack s shaq)'작전은 LA레이커스와 대결하는 팀들에게 이미 단골 메뉴로 자리잡았다.
통산 53%를 기록중인 오닐의 자유투 성공률이 이번시즌 36%까지 떨어져 이 작전은 더욱 효과를 보고 있다.
2m16, 145kg의 거구지만 다람쥐 처럼 빠른 스피드를 보유한 오닐은 골밑근처에서 최고의 성공률을 자랑하는 턴어라운드 슛과 훅 슛, 거기에 백보드를 부숴버리는 강력한 파워의 덩크 슛까지 구사해 거의 수비가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전담코치를 붙여서 '특별과외'를 시켜도 전혀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않는 자유투때문에 그 자신은 물론 팀관계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오닐의 형편없는 자유투 성공률이 50%정도 까지 회복되지 않으면 레이커스의 챔피언십 2연패는 힘들어 질 가능성이 높다.
박해식/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