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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가 투자자에게]유한양행 김선진 사장 "올해 10% 이상 현금배당 검토"

입력 | 2000-12-10 18:30:00


제약업체인 유한양행은 대표적인 경기방어주로 꼽힌다.

8일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534.81로 연초(1059.04)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유한양행 주가는 오히려 같은 기간 3만5000원에서 3만8900원으로 올라 시장상황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유한양행은 최근 국내 제약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기술을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영국의 세계적인 제약사인 스미스클라인비첨이 임상시험과 마케팅을 담당하게 된다. 상용화되면 세계적인 대형 품목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술수출 저평가 논란〓위궤양치료 신약(YH1885)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기 직전인 9월 29일 주가는 4만7000원으로 치솟았다. 그러나 그후 곤두박질해 10월 23일에는 3만3900원으로 28% 가까이 떨어지기도 했다. 종목분석가와 기관투자가들은 “기술수출에 대한 구체적인 계약조건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유한양행은 ‘1억달러의 기술료와 매출액의 평균 10%수준의 로열티를 받는다’고 공시했을 뿐이다. 그렇다보니 기술수출을 반영해 계산한 적정주가도 제각각.

이에 대해 김선진사장(58)은 “계약사항을 낱낱이 공표할 경우 해약사유에 해당하는 국제계약의 특성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해명했다. 김사장은 “스미스클라인비첨이 6개월간 50명을 파견해 점검한 뒤 신약기술의 가치를 인정해 계약했다는 점을 감안해달라”고 덧붙였다.

▽대형 품목의 부재〓98, 99년에 매출액이 100억원을 넘는 제품이 알마겔 1개 품목에 불과했다. 회사를 상징하는 거대 간판상품을 가진 다른 제약사와는 큰 차이가 난다. 한 분석가는 “이 때문에 매출영업이익률이 제약업종 평균정도에 그친다”고 평가했다.

올해 3·4분기까지 경상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46%정도 증가했다. 그 이면에는 자회사가 만든 홈키파와 홈매트 판매를 대행(상품매출)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직접 만든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이익이 적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김사장은 “기둥이 2개뿐인 집은 그중 1개가 약해지면 집이 무너지지만 기둥 10개가 받치면 1, 2개가 부실해져도 거뜬하다”고 말했다. 홈키파 등은 기존 조직이 판매하므로 이익이 적다고 볼 수 없다고 김사장은 덧붙였다.

▽주주를 위한 계획〓유한양행은 7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국내 제약업계의 산 증인이지만 투자자들에게는 그저 ‘많은 기업들중 하나’로 인식돼 있다. 기업문화가 보수적이고 한번 입사하면 정년퇴직까지 근무해 요즘에는 아주 드문 기업으로 꼽힌다.김사장은 “기술수출이든 뭐든 과대포장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외국 바이오벤처 2개사에 대한 투자가 내년 상반기(1∼6월)에 마무리될 계획이지만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달갑잖은 경영방식인 셈.

김사장은 “이사회의결을 거쳐야 하겠지만 올해 10%이상 현금배당과 5%이상 무상증자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주주들을 위해 가능하면 고율의 배당을 하도록 노력하지만 특별이익 219억원이 발생한 작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종목분석가 의견〓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유한양행에 대해 매수(Buy)를 추천하고 있다. SK증권 하태기차장은 “기술수출에 대한 시장평가가 낮아 주가도 저평가돼 있다”며 “적정주가는 7만원선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 임진균연구위원도 “기술수출에 따른 예상로열티의 현재가치와 우수한 연구개발력을 고려할 때 적정주가는 5만5000∼6만원정도”라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박원민애널리스트는 “실적호전과 기술수출성과가 주가에 반영되지 않아 매수가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99년 요약재무제표▼

매출액

188,452

영업이익

25.207

경상이익

26,226

당기순이익

33,034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