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악마끼리는 통하는 걸까?
아시아의 붉은 악마 '한국'과 유럽의 붉은 악마 '벨기에'가 활발한 축구 무역을 통해 공통 분모를 나눠갖고 있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선진축구의 습득이 시급한 한국입장에서는 한명의 선수라도 더 유럽의 축구를 접하게 유도, 한국축구의 질적 향상을 꾀해야 하는 처지.
하지만 유럽의 빅 5(스페인,이탈리아,독일,잉글랜드,프랑스)에 진출하기에는 한국축구의 수준이 높지 않다. 테리우스 안정환이 세리에 A로 진출한 후 벤치에서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는 면을 봐도 한국선수가 유럽 일진에서 활약하기에는 다소 버거운 상황.
반면 벨기에로 진출한 올림픽팀의 스트라이커 설기현은 당당히 주전으로 유럽의 많은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축구 수준은 약간 떨어져도 많은 경기 경험을 통해 선진 축구를 배우는데는 안성마춤.
설기현의 뒤를 이어 이상일과 신영록이 벨기에 진출에 성공했다. 대표경험이 전무한 연세대 스트라이커 김창오가 벨기에 주필러리그(1부) 1위팀인 브뤼헤에 전격 입단한 것.
김창오는 연봉 2억4,000만원에 벨기에 입성에 성공했고 뒤를 이어 10대 유망주들도 준비가 한창이다. 경희고의 남궁도,김현기(18)가 설기현이 몸담고 있는 로얄 앤트워프에 연봉 4만달러에 입단을 확답받았다. 오장은(조천중,15)과 유상민(광운전공,16) 그리고 임철민(신한중,14)도 벨기에로 장기연수가 결정된 상태.
이쯤되면 벨기에는 일본 다음으로 한국선수들이 가장 많이 진출한 나라가 된다. 그렇다고 벨기에가 무조건 손해보는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유럽의 2류에 속하고는 있지만 빅 5에 진출을 앞둔 선수들을 데려다가 키우는 데 열중하고 있는 벨기에 입장에서는 숱한 한국선수중 한두명만 빅 5에 진출해도 돌아오는 수익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한국 유망주를 통해 가공무역을 하고 있는 셈.
상황이 이렇다면 두 붉은 악마가 손을 잡는데 주저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엇비슷한 축구 실력을 보유하고 있는 두 나라이지만 극과 극의 축구환경을 가지고 있는 두 나라.
한국은 축구 유망주를 조달하면서 선진 축구를 습득하고 벨기에는 유망주를 잘 다듬어 빅리그에 진출시키면서 짬짤한 수입을 챙기고….
두 나라가 손만 잘 맞춘다면 손해볼 것 없는 장사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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