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9일 곤지암CC. 기온은 뚝 떨어졌지만 바람 한 점 없는 날이어서 쾌적한 라운딩을 했다. 마지막 홀을 끝내고 나오는데 담당 과장이 나와서 기분 좋게 인사를 했다.
“아침에 좀 추우셨죠. 혹시 그린상태가 나쁘지 않던가요?”
“오늘 정도면 좋은 날씨죠. 세 번째 홀까지는 그린이 얼어 있었지만 그 뒤는 좋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오늘은 그린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할인요금을 적용하겠습니다.”
이런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골프장이 국내에 또 있을까.
여름철 소나기 때문에 중도에 라운딩을 포기했을 때 골프장측과 손님사이에 ‘요금을 다 받겠다느니 못주겠다느니’ 다투는 것이 우리의 골프장 문화가 아닌가.
곤지암CC의 고품격 ‘맞춤서비스’야말로 우리 나라 골프장의 벤치마킹 대상이 아닐 수 없다.
골프장에 가는 날은 언제나 행복하지만 특히 곤지암CC를 갈 때는 황홀감마저 느낀다.
특히 요즘 같은 겨울철 다른 골프장의 잔디가 누렇게 가라앉아 있는 것과는 달리 곤지암의 양잔디는 그야말로 ‘독야청청’.
5월이면 절정을 이루는 꽃잔디와 영산홍의 출렁임을 시작으로 계절마다 피어나는 꽃들의 잔치, 마운틴코스 2번홀 옆의 폭포는 보는 즐거움을 키우고, 계절마다 달리하는 클럽하우스와 그늘집의 특색 있는 음식은 먹는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곤지암CC의 두 번째 매력은 완벽한 서비스다. 골프장 가는 날 새벽에 일어나서 ‘금일의 운세’부터 본다는 사람도 있다. 제발 캐디를 잘 만나야 될텐데 하는 마음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곤지암CC 캐디의 편안한 미소와 친절한 서비스는 그야말로 완벽에 가깝다.
영국의 마케팅 전문가들이 연구한 자료를 보면 ‘용모지수와 영업실적은 비례한다’는 것이다. 곤지암CC가 펼치고 있는 ‘7Happy 운동’에도 들어있지만 모든 스태프의 표정은 해피룩(Happy Look)이다. 서로 보기만 해도 반갑고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얼굴들이다. 경영컨설턴트라는 직업을 가진 나에게 있어 곤지암CC의 진정한 매력은 ‘고품격 맞춤서비스’라는 데 있다.
골프장에 고객을 맞추어 왔던 우리나라 골프장의 관행을 깨고 고객 개개인에게 골프장의 서비스를 맞춰주고 있다. 예를 들어 계절별로 잔디상태가 좋을 때는 그린피를 높게 받지만 잔디상태가 좋지 않거나 손질을 할 때는 낮은 요금을 적용한다.이건 엄청난 발상의 전환이다.
내 아내는 ‘골프는 보약’이라고 말한다. 방송과 강의로 숨가쁘게 살아가고 있는 남편이 골프장만 갔다오면 생생해지기 때문이다.
골프의 매력과 곤지암CC의 독특한 매력이 합쳐지기 때문에 나는 이 골프장을 찾을 때마다 황홀한 감동을 맛보고 있다. 곤지암CC에서는 ‘감동체험’을 넘어서 ‘절정체험’을 할 수 있다.
윤은기〈경영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