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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포커스]"학교체육 더 물러설 데가 없다"

입력 | 2000-12-14 16:28:00


우리 나라 국민이면 대부분 체육시간에 좁은 운동장에서 몇 개나 되는 학급이 같이 수업을 받은 적이 있을 것이다.

게다가 비가 오는 날이면 교실에 앉아 자습을 하기 일쑤고 그 다음 날이 되어도 운동장에 물이 빠지지 않아 질퍽질퍽한 땅바닥에서 공을 차게 된다.

이런 모습들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바뀐 것이 없다. 그 이유는 그 동안 우리 체육이 오직 엘리트 체육만을 우선시했고 올림픽이나 각종 국제대회에서의 성적만을 최고로 여기는 풍토 때문에 정작 중요한 사회체육은 죽어왔던 것.

또 학교체육의 경우, 입시 위주의 교육 풍조에 의해 체육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고 시험 때가 되면 다른 과목으로 대체하는 것이 다반사다. 더 기가 막힌 것은 2002년부터 고2,고3의 경우 체육은 선택과목으로 바뀐다는 것.

물론 학교체육이 학생들의 욕구를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하기 때문인 것에도 문제는 있겠지만 그에 앞서 학부모들의 정신상태가 문제다. 자신들의 아이가 심신을 고르게 단련하여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인격체로 거듭나는 것을 원하기 보다는 그저 공부벌레가 되어 소위 명문대 인기학과를 나와 돈을 많이 버는 것을 최고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 뿐만 아니라 나라의 체육행정도 간과할 수는 없는 일. 학교체육을 담당하는 행정부서가 없고 예산도 20년 전과 같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서울 교육청의 자료에 의하면 초등학교의 공식적인 체육예산은 단 한푼도 없다는 것이 체육행정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체육이 제대로 이루어지리라 기대하는 것은 어림도 없는 일이다.

학교체육이 정상화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정부에서 학교체육만을 담당하는 행정부서를 만들어야 하고 학교체육을 경시하는 사회의식이 바뀌어져야 하는 것이 급선무.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국민들이 체육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이 우리나라 학교체육을 다시 되살릴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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