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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IN]3연패 삼성 ,정말 위기인가?

입력 | 2000-12-14 17:34:00

'맥클래리 빼구 할까?'


삼성 썬더스가 비틀거리고 있다.

개막 6연승을 달리며 ‘우승 0순위’라는 평가를 듣던 초반 기세는 온데 간데 없다.

최근 3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선두 LG 세이커스에 1.5게임차 뒤진 2위.

농구계 일각에서는 삼성의 ‘초반 연승 후 연패’징크스가 이번시즌에도 어김없이 되풀이 되고 있어 우승은 이미 물건너 갔다는 성급한 얘기마저 떠돌고 있다.

삼성은 지난 3시즌동안 한번도 빠지지 않고 롤러코스터를 탔다. 97∼98시즌에 존 스트릭랜드라는 괴짜 센터를 앞세워 개막 후 5연승을 달렸으나 스트릭랜드가 형편없는 자유투와 수비부재를 드러내면서 이내 3연패에 빠져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98∼99시즌에는 초반 7연승을 달렸지만 이후 페이스가 흐트러지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만족해야만 했고,지난 시즌에도 정규리그 3위를 달성했지만 개막 4연승 후 4연패로 기복이 심했다.

하지만 삼성이 예전처럼 무기력하게 무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최근 연패의 원인이 선수들의 방심과 맥클래리의 과욕때문에 빚어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8일 센터 모리스 조던이 빠진 삼보전과 3일 조니 맥도웰이 정상 컨디션이 아닌 현대전의 패배, 또 한때 16점차로 앞섰던 13일 LG에게 역전을 허용한 것은 선수들이 상대를 얕본 결과다.

맥클래리도 3연패를 하는 동안 혼자 공격을 독점하며 팀워크를 망가트렸다.

2~3명의 집중수비가 몰렸을때도 오픈된 동료에게 찬스를 주기보다는 무리하게 레이업을 시도하다 득점을 실패하는 일이 잦았다.맥클래리는 3경기에서 평균 31.7득점을 올렸다. 자신의 시즌 평균인 27득점보다 5점가까이 많다. 이는 맥클래리가 다른 선수의 득점찬스를 그만큼 빼앗았다는 반증이다.

김동광 감독도 최근 부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김 감독은 "운이 따라주지 않는다.13일 경기에서도 4쿼터 종료직전 자세도 갖추지 않은 조우현의 3점슛이 들어가지만 않았다면 이긴 경기였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삼성이 다시 초반같은 상승세를 탈 기회는 언제든지 열려있다.

이번시즌 최고용병으로 꼽히는 아티머스 맥클래리, 성실하게 골밑을 수호하는 무스타파 호프, 정확한 외곽포로 무장한 문경은,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성장한 주희정, 신인왕 후보 이규섭 등 초호화 진영이 건재하기 때문이다.

다른팀에 가면 '베스트 5'에 충분히 들어 갈 강혁, 이창수, 김희선, 박성관이 지키는 벤치도 최강이다.

이충희 전 LG감독은 "농구는 이변이 드문 종목이다. 삼성이 현재 선두인 LG, 잠시 주춤거리는 SK와 함께 올시즌 우승을 다툴 팀임이 분명하다.오히려 장기레이스를 감안하면 벤치멤버와 골밑이 안정된 삼성에 더 높은 점수를 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박해식/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