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 사업자 심사는 철저한 보안 속에 진행됐다. 심사위원 18명은 열흘간 합숙하며 외부와 차단된 채 심사작업을 벌였다. 또 청와대는 “일체의 중간보고도 하지 말라”고 정보통신부에 지시하는 등 심사의 객관성 확보에 노심초사하는 모습. 안병엽 정통부장관은 발표 하루전까지도 “누가 될 것 같으냐”며 오히려 기자들에게 묻는 등 함구로 일관했다.
▽심사위원 선정과 합숙〓IMT―2000 비계량 평가에 참여한 심사위원은 총 18명. 그러나 이들의 신상은 15일 사업자 선정 발표까지 베일에 가려 있었다. 정통부는 만일의 잡음에 대비해 최근 대기업 연구나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은 ‘소장파’ 교수들을 주로 선정했으며 사외이사 겸임 여부까지 조사했다.
정통부는 PCS 사업 때처럼 노장파, 명망가를 심사위원으로 위촉할 경우 선정과정의 투명성과 도덕성에 대해 문제가 제기될 것을 우려했다는 후문.
심사위원들은 5일부터 충남 천안에서 합숙에 들어가 가족과의 전화통화도 지원반 직원이 동석한 자리에서 해야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한 심사위원은 “잠깐 교회에 들러 예배만 보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채점은 14일에서 15일 새벽에 걸쳐 진행됐으며 심사위원 일부는 15일 오전 6시 사업자 선정발표 참가를 위해 상경했다. 그러나 이들도 10시 발표까지 최종심사 결과를 모르고 있었다.
▽투명성 위한 장치〓채점은 발표 전날인 14일 시작됐다. 석호익 정통부 지원국장은 “통상 채점과 검증과정에 3, 4일이 걸리지만 잡음을 줄이기 위해 발표 전날 채점을 했다”고 밝혔다. 정통부는 세 차례에 걸쳐 결과를 검산했다. 마지막 단계에는 2명의 회계사도 참여해 ‘만일의 오류’에 대비했다.
보안유지를 위해 발표 당일까지 장관에게도 진척사항이 보고되지 않았다. 안병엽 장관은 15일 심사발표에서 “선정결과에 대해 청와대나 정통부장관에 중간보고 없이 15일 10시 언론사와 청와대에 동시에 자료를 배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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