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거리에 3,800본의 감나무가 심겨져 있고 군민들이 이를 관리하고 있다는 충북 영동군의 감나무 가로수 거리는 심사단이 내심 기대했던 곳이었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지난 10월 29일 이곳을 찾은 심사단은 역시나 감탄해 마지 않을 수 없었다.
◀거리에 일렬로 3,800본의 감나무들이 늘어서 있는 충북 영동군 감나무 가로수길
방문시기가 좀 늦어 감나무의 아름다운 단풍은 많이 볼 수 없었지만 복잡한 시내중심지의 그 많은 간판들을 가리고 서 있는 감나무의 모습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던 것.
특히 이곳은 1970년 영동을 사랑하는 군민들이 감나무 70여본을 식재한 것이 효시가 되어 이렇게 아름다운 숲이 이루어졌고,또 앞으로도 계속 군민이 스스로 관리하고 뜻을 모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는 곳이라 더욱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대부분의 도시에서는 가로수 때문에 간판을 가리는 경우가 많아 많은 민원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곳 영동에서는 간판을 거의 가려도 그런 민원은 전혀 발생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자신의 가게앞의 가로수는 가게주인들이 스스로 알아서 관리하고 있어 이처럼 풍성한 감나무 거리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 대도시의 거리에 심겨진 가로수들은 우리나라의 자생수종도 있지만 그보다는 버즘나무, 메타세콰이어등의 외래수종들로 더 많이 심겨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곳 감나무들은 영동군민들이 직접 관리하며 정성스레 보살피고 있다.
그런데 이곳 충북 영동군은 우리의 감나무가 이렇게나 아름답게 모여 숲을 이루고 있었다.
사실 많은 문헌에는 감나무의 원산지가 일본, 중국 등으로 기록되어 있으나 너무도 오랜 옛날 우리나라에 들어와 긴긴 세월을 우리 민족과 함께 지내 왔고 우리 문화에 함께 섞여 자랐으니 누가 뭐래도 감나무는 우리의 나무이다.
감나무는 여러가지 모습을 가지고 있다. 앙상히 남은 검은 가지에 고스란히 드러난 감의 모습도 좋긴 하지만 잎이 다 떨어지기 전 감나무 잎의 단풍도 일품이다.
특히 붉지만도 노랗지만도 않은 감나무 단풍은 우리에게 한 나무의 잎에서 온갖 가을의 색을 모두 구경할 수 있게 해준다.
심사단이 이곳 거리를 돌아보니 아주 오래된 감나무와 올 봄에 식재했다는 작은나무들이 한데 어우려져 있었다.
또 멀리보이는 상가 옥상에서는 가로수에서 수확한 감을 깍아 곶감으로 말리려고 길다랗게 늘어뜨린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영동군에는 7개의 읍과 면이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모든 거리에 감나무를 심어 충북 영동군이 감나무 가로수거리로 전 국민들에게 인식되도록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감나무가 잘 자라는 온도와 토양의 조건을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감나무거리를 지켜나갈 영동군 학생들이 여유롭게 거리를 걸어가고 있다.
심사단은 영동읍과 몇 개의 면을 돌아보고 다시 시내로 돌아오는데 교복을 입은 남녀학생들이 자전거를 타고 감나무 가로수 길을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심사단은 아름다운 감나무 거리를 지나가는 학생들을 보며 이거리숲을 앞으로도 지켜나갈 이들은 바로 저들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홍혜란/생명의 숲 사무처장 forestfl@chollia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