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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리포트]'부시 효과' 기대, MS株 되레 '찬물'

입력 | 2000-12-17 18:23:00


지난 주 미국증시에서는 금리 인하로 조성된 주가회복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지 못했다.

그토록 기다리던 대선 결과가 나타났지만 기대했던 주식시장의 반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하락폭을 늘려가는 모습이다. 11월 7일 대통령 선거일 이후 결과가 혼란에 빠지면서 주식시장도 그 영향으로 하락을 보였기 때문에 이러한 혼란이 정리될 경우 어느 정도는 하락폭을 만회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부시 후보 당선 수혜종목으로 일컫던 몇몇 종목의 반등만 나타났으며 이들 종목의 반등이 전체 시장의 회복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단기간 급등을 가져왔지만 상승의 한계를 드러내는 가운데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감은 계속 잔존하면서 시장의 하향 압력을 증대시키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그 동안 반독점 판결로 어려움을 겪었던 대형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사가 하락을 주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민주당 정권하에서 법무부의 제소로 반독점 기업 판정을 받아 기업분할 명령까지 받았던 처지였기 때문에 공화당의 부시 후보가 당선될 경우 최대의 수혜자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4·4분기 실적이 회사측 예상에 미치지 못한다는 발표를 하면서 추락하고 말았다. 기본적인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에는 다른 호재가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10년간 실적 목표에 미달하는 경우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그 충격의 강도가 더 컸다. 만일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지난 번 인텔의 경우처럼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반등을 보였다면 전체 시장을 끌고 올라가는 효자노릇을 할 수도 있었겠지만 이번엔 그런 행운이 따르지 않았다. 오히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급락세로 그동안 반등을 이어가던 인텔사까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사정이 더욱 나빠졌다.

최근 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인해 성공적인 반등을 보인 미국 증시는 다시 불안감을 노출하고 있다. 당장 실적 악화를 발표하는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선 정국의 마무리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반등의 기틀을 닦아 놓았다는 점에서 상승추세로 전환될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금주 19일(현지시간) 열리게될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조정을 위한 정기모임(FOMC)에서 인플레이션 위험이 제거됐다는 선언을 할 경우 반등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반등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실적 악화 소식이 마무리돼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맹영재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myj@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