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범죄자와 달리 마약범죄자는 치료가 중요하다. 일반범죄자는 재활능력만 길러주면 되지만 마약범죄자는 치료가 선행돼야 재범을 줄일 수 있기 때문.
올 10월말 현재 수감중인 마약범죄자는 5698명. 이 가운데 일반교도소가 아닌 치료감호소에 수감된 인원은 11명에 불과하다.
▼예산 적고 지정병원도 기피▼
치료를 조건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 올 들어 전국 23개 치료보호기관에서 치료했거나 치료중인 사람도 136명뿐이다. 한마디로 처벌만 있을 뿐 치료는 없는 셈이다.
이처럼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은 무엇보다 예산 때문. 올해 23개 치료보호기관에 배정된 예산은 1억3000만원. 100여명을 치료하는 데도 빠듯하다.
그러다 보니 마약전과 5범 이상의 중증환자를 수용하는 치료감호소에도 예산부족으로 치료프로그램은 거의 없다. 사실상 격리 수용하는 게 전부인 셈이다.
마약중독자들이 치료 프로그램을 기피하는 것도 원인 가운데 하나. 초범은 구속되더라도 한 달 안에 집행유예로 석방될 수 있기 때문에 2개월간 강제수용을 전제로 하는 치료보호 처분을 기피한다.
치료기관으로 지정된 병원도 난폭한 성향을 보이는 마약범죄자들을 꺼리기는 마찬가지이고 검찰 역시 마약중독자를 환자라기보다 범죄자로 보는 경향이 짙어 치료보호보다 구속하는 쪽을 택한다.
이래저래 치료가 쉽지 않은 셈이다. 지난해 마약사범의 재범률은 27.9%. 치료가 없다 보니 재범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국립서울병원 정신과 오동렬(吳東烈)과장은 “현재처럼 일반병원에서 마약범죄자를 치료하는 것은 무리”라며 “격리수용과 함께 치료도 가능한 마약센터 같은 기관을 설립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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