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은 ‘퇴치’에 성공하면 아주 적은 예산으로도 통제가 가능하지만 일단 ‘빅뱅’시기를 놓칠 경우 아무리 노력해도 통제와 치료가 쉽지 않다.
▼미, 年21조원 쓰고도 속수무책▼
마약을 퇴치하기 위해 가장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나라는 단연 미국이다. 올 들어 마약퇴치에 사용한 예산만도 178억달러(약 21조원).
매년 20조원 이상씩 쏟아 붓지만 마약사범은 전혀 줄지 않고 있다. 62년 400만명이던 마약남용자수는 98년 1360만명으로 3배 이상 되레 늘었다. 마약범죄계수 역시 576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98년 수사기관에 검거된 마약사범은 155만9100명. 98년 현재 교도소 수감인원만도 111만2448명으로 연방교도소의 경우 수감자의 59.5%가 마약범죄자다.
미국은 단순투약자는 처벌하지 않는다. 단순투약자까지 처벌할 경우 너무 많은 시민이 범죄자가 되기 때문이다. 일단 확산된 마약을 퇴치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마약남용에 관한 한 호주도 뒤지지 않는다. 98년 마약류 남용으로 숨진 사람은 무려 2만2500명. 마약남용으로 숨지는 중독자가 하도 많다 보니 최근 한 주는 중독자들에게 공짜로 마약을 제공하는 ‘주사실’을 운영키로 했다. 일단 사람부터 살리고 보자는 취지의 고육책이다.
▼日선 10여년째 억제 성공▼
이에 반해 마약퇴치에 성공한 일본은 10여년째 마약범죄계수 14선을 계속 고수하고 있다. 70년대 20∼40%씩 급증하던 마약범죄자 수가 정부의 강력한 퇴치정책에 힘입어 80년 3만1456명을 고비로 줄어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89년 적발인원이 2만명 이하로 내려온 이래 계속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orionha@donga.com
국가별 마약사범 및 범죄계수
국 가
검거 인원
마약범죄계수
기준 연도
한 국
10,589
23
1999
미 국
1,559,100
576
1998
영 국
129,782
220
1998
러 시 아
184,832
125
1997
일 본
18,257
14
1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