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니스의 승리는 신생기업이 아닌 IBM과 같은 전통적인 강자가 차지할 것이다.”
루이스 거스너 IBM 회장은 세계 최대의 컴퓨터 업체인 IBM을 e비즈니스의 최고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거스너 회장은 이미 IBM을 한차례 살려낸 경험이 있다. 93년 거스너씨가 IBM의 회장으로 영입되기 전 IBM은 쓰러지기 일보 직전의 거인이었다. 주가는 바닥을 기고 있었고 경영진도 완전히 의욕을 잃은 상태였다.
매킨지의 컨설턴트 출신인 거스너회장은 철저한 고객지향정신으로 IBM을 무장시켰고 IBM은 이를 바탕으로 급변하는 경영환경을 딛고 재기했다. 거스너 회장은 과거의 성공이 재현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그러나 요즘 거스너 회장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것이 있다. IBM의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 올해 3·4분기까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 줄어들었다.
대부분의 전문가가 IBM의 방향 전환을 환영하고 있지만 매출이 떨어지는 기업에 대해 미심쩍은 시선을 감출 수 없는 법. 이에 거스너 회장은 투자자들에게 매출에만 연연하지 말고 기업 전략을 주목해 달라며 다소 ‘무리한’ 주문을 하고 있다.
거스너 회장은 e비즈니스에서도 규모나 전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닷컴 기업들이 화려한 조명을 받던 1년 6개월 전에도 닷컴 기업들은 ‘폭풍 앞의 날파리와 같은 존재들’이라고 혹평한 적이 있다. IBM이 e비즈니스를 추구하는 첨단 기업임을 강조하면서도 ‘신경제란 없다’고 주장하기도 해 반발을 사기도 했다.
거스너 회장은 e비즈니스를 표방하는 기업의 경영인치고는 홍보를 소홀히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년에 두번 열리는 이 회사 투자설명회에 한번만 참석했다. 그런 거스너 회장이 올해 가을 투자 설명회에는 참석했다. 매출이 떨어지니 CEO의 외출도 잦아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조성우(와이즈인포넷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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