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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방송 후 할렐루야 기도원 비판 여론 증폭

입력 | 2000-12-17 19:31:00


지난 16일 오후 10시55분 방송된 SBS '할렐루야 기도원의 실체'가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방송 이후 SBS 본사와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시청자들의 격려 전화와 메일이 폭주했고 기도원과 당국에 대한 비판도 많았다.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유포한다는 불만도 없지 않았지만 편파적이라는 지적은 거의 없었다.

할렐루야 기도원의 인터넷 사이트에도 김계화 원장과 기도원을 비판하는 네티즌들의 의견이 쇄도해 기도원측이 황급히 사이트를 폐쇄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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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렐루야 기도원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던 것은 방송 전 상황이 워낙 험악했기 때문이다.

할렐루야 기도원 신자 수천명은 방송 일정이 잡히자 지난 13일부터 서울 여의도 SBS 본사를 둘러싸고 방송중지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신도들이 서울 SBS 본사 진입을 시도해 제지하는 경찰과 충돌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SBS는 방송 전날인 15일 자체 시사와 기자, 시민단체 등의 시사를 통해 프로그램의 내용을 미리 검토했고, 기도원 측과도 15분의 반론을 방송에 담겠다는 약속으로 농성을 풀도록 했다.

의 제작진은 예고했던 대로 불치병 환자를 성령치료로 낫게 한다는 김계화 원장의 허구성을 고발하고 불법의료행위, 집단매독 감염, 무허가 보약 조제, 불법 건축물 건립, 외화 유출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신도들의 증언과 함께 김계화 원장의 안수 행위가 이단이라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관계자의 지적을 내보냈고 병이 나았다고 주장하는 환자들은 이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거나 일시적으로 좋아졌다고 느꼈을 뿐이라는 의사의 설명도 제시했다.

특히 안수기도 장면이라든지 김원장이 제작진의 취재 요청을 거부하는 장면, 신도들이 SBS 진입을 시도하며 경찰과 충돌하는 장면이 소개됐다.

한편 프로그램 말미에 기도원 측의 요구로 편성된 15분 정도의 반론에서 김계화 원장은 불법건축이나 이단, 외화 유출에 대한 의혹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방송이 나간 후 17일 현재까지 할렐루야 기도원의 구체적인 반응이나 항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93년 3월 MBC 이 의혹을 제기했을 때 기도원측이 격렬한 시위를 벌여 방송사의 사과를 받아냈던 것을 감안하면 김 원장이나 열성 신도들이 계속 침묵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예상이다.

앞으로 할렐루야 기도원 측의 대응 여부와 방송에서 제기한 의혹에 대해 경찰을 비롯한 당국의 조치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재범 oldfie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