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의 기업분할계획에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오는 28일 특별주총을 통해 3개회사로 분할하려는 계획이 FDA(미국 식품의약국)의 팩티브에 대한 승인보류로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11월 15일 이사회에서 LG화학을 지주회사인 LG씨아이와 유화생산업체인 LG화학 그리고 생활용품 전문업체인 LG생활건강 등 3개사로 분할하기로 결정했다. 이사회 결의를 이번 특별주총에서 승인받을 경우 내년 4월1일부터 3개사로 분할된다.
그러나 이번 FDA의 승인유보로 이같은 경영진의 분할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무엇보다 LG화학과 LG생활건강의 지주회주이자 생명과학부문을 인큐베이팅하는 LG씨아이의 수익모델이 더욱 불투명해졌다.
LG화학은 현재 팩티브 매출액 기준 9%의 로얄티와 원재료 독점공급권을 2015년까지 확보키로 스미스클라인비참사와 맺은 상태다. 계약에서 발생할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환산하면 6700억원에 달한다.(이정헌 동원경제연구소 애널리스트)
이같은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LG씨아이는 생명공학에 투자하거나 수익원으로 삼을 계획이다.
그러나 FDA가 언제 팩티브의 신약허가를 승인할지 불투명해 이같은 현금흐름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게 화학업종 애널리스트들의 다수견해다.
특히 FDA의 승인유보 이유가 △기존 임상자료에 대한 단순한 보충인지 △새로운 임상실험결과를 요구하는지에 따라 불확실성은 더욱 증폭된다.
LG화학측도 승인유보 이유에 대해 정확한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인정했다.
이같은 불확실성이 존재하는한 생명과학부문을 인큐베이팅하는데 필요한 외자유치는 사실상 어렵지 않느냐고 이광훈 굿모닝증권 화학업종 애널리스트는 전망한다.
또한 분할후 LG씨아이의 주가가 상승 모멘텀을 상실해 버린 것도 기업분할을 어렵게 한다.
기존 투자자들이 기업분할을 통해 주가하락이 예상되는 기업에 투자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LG화학 대주주는 현재 17%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주총에서 합병결의안이 통과되려면 추가로 17% 이상의 우호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발행주식의 1/3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
이봉식 대우증권 화학업종 애널리스트는 "FDA의 승인유보로 기업분할이 원안대로 통과될지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팩티브 승인에 대한 기대감으로 9990원(12월 4일)에서 13100원(15일)까지 9일(영업일 기준)만에 31% 급등한 주가가 원상태로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박영암 pya84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