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 관료가 연이어 ‘일석이조(一石二鳥)’식 투자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재정경제부 진념(陳稔) 장관은 18일 여의도 한국투자신탁증권 본점 영업부를 직접 방문해 ‘비과세근로자주식투자신탁1호’에 가입했다. 1000만원을 목표로 정해 이날 100만원을 먼저 맡겼다.
진장관의 부인인 성신여대 서종인 총장도 이날 대한투자신탁증권 돈암동지점에서 수익증권계좌를 만들었다. 가입금액은 역시 1000만원을 한도로 100만원을 넣었다. 이들은 전날 새벽 산책길에서 ‘부창부수(夫唱婦隨)’하기로 합의했다.
근로자주식저축은 진장관이 올들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주식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고심 끝에 만든 상품. 5.5%(주민세 감안)의 세액공제와 이자소득세 등에 대한 비과세혜택까지 줘 조건이 좋다. 근로자주식저축 관련 실무자인 이종구 재경부 금융정책국장도 이날 이 상품에 가입했다.
정책에 신뢰를 심어주기 위해 투자까지 한 경우는 금융감독원 강병호 부원장이 진장관을 앞선다. 강부원장은 작년말 투기등급(BB+이하) 채권이 소화되지 않자 하이일드펀드를 만들고 본인이 앞장서 돈을 맡겼다.
강부원장은 당시 한국투신과 대한투신 하이일드펀드에 각각 2000만원씩 투자했다. 최근 펀드 만기로 돈을 찾은 그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1년 만에 한투증권은 16.38%, 대투증권은 15.40%의 쏠쏠한 수익을 각각 거뒀다.
강부원장의 솔선수범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하이일드펀드와 후순위채(CBO)펀드의 만기에 따른 편입채권을 처리하기 위해 고안한 비과세고수익펀드에 돈을 다시 맡겼다.
그는 “비과세고수익상품은 하이일드펀드보다 수익률이 더 좋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한편 진장관은 ‘근로자주식저축 수익증권 가입으로 어느 정도의 수익률을 올릴 것 같으냐’는 기자의 질문에 선뜻 답하지 않았다. 옆자리에 있던 한투증권 홍성일 사장은 “주식형 상품이라 수익률을 제시하기가 좀 어렵다”고 거들었다.
과연 진장관과 강부원장의 선택이 정책성공과 개인재테크라는 두 마리의 새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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