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한 김대중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 전문
"연말 동절기를 맞이해 1년중 어느 때보다도 서민생활이 어렵다. 경제의 어려움 때문에 서민들의 고통이 클 수가 있다.
국민의 정부는 사회안전망을 OECD 국가 수준으로 맞췄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고용보험, 실업보험, 국민연금, 실업자 고용지원, 실업자 재교육 수당지급 등을 시행하고 있다. 제도가 이미 돼 있기 때문에 어려운 서민들이 잘 활용하면 누구나 구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현장에서 면밀하게 확인하지 않고 하면 정부의 의도, 제도와 관계없이 필요한 서민들이 기회를 놓쳐 소외된 사람이 나올 수 있다. 따라서 서민 생계보호와 정부의 혜택 등에서 빠짐없이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서민보호대책에 철저를 기해 주기 바란다.
지금은 여러가지 서민보호를 위한 대책과 법, 예산이 있는 만큼 관계부처들이 사명감을 갖고 철저히 해주기 바란다. 나도 면밀히 지켜보겠다.
정부는 금융, 기업, 노사 개혁을 연말까지, 공공 개혁을 내년 2월까지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갖고 해야 된다.
우리 경제가 어렵긴 하지만 많은 강점도 갖고 있다. 그러나 피부로 느끼는 경제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정도로 가야 한다.
개혁을 차질없이 완수해 경제 체질을 강화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여야 세계속에서 이기는 경제를 만들 수 있다. 임시방편이나 대증요법으로는 근본대책이 될 수 없다.
자료를 보니 IMF의 지원을 받은 1백여개의 국가중 대부분이 다시 IMF 지원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영국은 대처 총리의 지도 아래 철저하게 개혁을 해서 오늘의 영국 경제로 되살아났다. 일시적으로 국민 고통만 줄이는데 급급해 개혁을 늦출 수 없다. 어려움을 최대한 줄이면서도 그런 장기적인 원칙을 갖고 해야 된다.
이 과정에서 노조와의 대화를 성실히 해라. 노조의 주장 가운데 수용할 것은 수용해라. 그러나 원칙에 어긋나는 타협을 하면 안된다. 원칙을 벗어나면 정책추진이 효율적으로 될 수 없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구조조정을 완수해 주기 바란다.
최근 일부 금융기관들의 합병으로 해당 은행의 주식이 감자됐다. 정부의 결정에 대해 금융전문가들은 원칙적으로 찬성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감자는 없다고 해놓고 아무 말없이 감자를 했다는 지적이 있고, 금모으기 심정으로 은행을 살리기 위해 2차 투자를 한 소액 주주들을 희생시키는 것이 타당하느냐는 문제제기가 있다. 또 이렇게 된데 대해 책임을 져야할 사람들이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다.
재경부장관은 이런 문제점을 감안해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