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11월 29일 호주 케언스에서 열린 회의에서 강화 고창 화순의 한국 고인돌(거석문화)을 경주 사적지와 함께 세계유산으로 지정했다. 이로써 한국 고인돌의 가치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8만여개가 넘는 귀중한 문화유산이 너무 쉽게 파괴되도록 방치했지만 이제 남은 2만5000여개의 고인돌만이라도 세계적 유산으로 보존하고 가꿔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고인돌 세계유산 지정은 한국 고인돌 보전 연구의 완성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각오를 새롭게 해야 한다.
우선 중앙 및 지방 정부나 문화재 보호 당국은 고인돌 원형을 보존 연구해야 한다. 현재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유산이 690여개나 되지만 고인돌로는 세계 최초인 만큼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곳은 원형을 보존하는 등 소중하게 가꿔야 한다.
또 아직 사적지로 지정받지 못한 지역의 수많은 고인돌 선돌 돌무더기 등 거석문화도 보존해야 한다. 근래에는 사적지로 지정되면 토지 개발 등 재산권 행사에 지장이 있다는 이유로 마구잡이로 훼손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아울러 전국의 고인돌을 보존하기 위해 각각의 고인돌 선돌에 고유번호를 부여하고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시민단체들이 이를 보호하는 운동도 벌여야 한다.
이런 점에서 세계거석문화협회가 벌이고 있는 ‘고인돌 한점 관리자 지정’운동에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 이 운동은 자기 고향이나 지역의 고인돌 하나 하나에 명예 관리자를 지정해 보호하자는 것이다.
이제 우리의 고인돌이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만큼 이를 관광 교육 등 문화산업의 자산으로 활용해야 한다. ‘세계거석문화축제’ 등을 개최해 거석문화가 있는 나라들과 문화적 연대를 강화하고 각종 이벤트를 교육관광산업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참고로 세계거석문화협회는 강화 고창 화순군 등과 협조해 내년에 대규모 고인돌 국제학술대회 및 세계거석문화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북한에 있는 1만여개의 북방식 고인돌 등도 조상이 남긴 유산이니 보존 연구해 그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한민족이 진정한 문화민족임을 과시하고 한국이 고인돌 문화의 종주국임을 밝혀야 한다.
유인학(세계거석문화협회 총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