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해남에서 벌어진 대학배구연맹전 3차 대회 결승. 경기대와 풀세트 접전을 벌인 한양대는 마지막 세트에서 이른바 ‘고공 폭격’으로 경기대를 잠재웠다.
이 경기에서 한양대의 마지막 세트를 책임졌던 선수가 바로 손석범(23·LG화재·사진).
손석범은 이 세트에서 한양대가 득점한 15점 중 8점을 따내며 대회 최우수선수에 올랐다. 당시 대학 라이트 공격수 중 최장신(2m2)이었던 손석범은 상대 블로커보다 한 뼘 높은 타점을 과시하며 경기대 코트를 한껏 유린했다.
그러나 드래프트 1순위로 올해부터 실업 무대에 뛰어든 손석범은 입단 첫 해 기대만큼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대학 시절처럼 ‘띄워놓고 때리는’ 손석범의 오픈 스파이크로는 번번이 고전할 수밖에 없었던 것.
하지만 슈퍼리그를 앞두고 팀의 사정이 달라졌다. 문병택이 은퇴하는 바람에 혼자 LG화재의 오른쪽을 책임져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요즘 손석범은 새로운 공격 패턴에 적응하느라 연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김찬호 LG감독은 손석범에게 한 템포 빠른 공격을 주문했고, 손석범은 낮고 빨라진 세터의 토스를 스파이크로 연결시키는 훈련을 쉬지 않고 있다. 여기에 민첩성을 기르기 위해 네트를 앞에 두고 앞뒤로 뛰는 동작을 반복하느라 거구의 손석범으로서는 지치지 않는 날이 없다.
아직도 주춤거리며 점프하는 모습이 보이지만, 어느 정도 연습이 결실을 이룬 때문인지 지난해에 비해 몸놀림이 훨씬 날렵해졌다는 평.
김찬호 감독은 이번 슈퍼리그에서 손석범이 한 단계 오른 기량으로 팀 공격의 절반 이상을 책임져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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