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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구단, 선수협 대표자 모두 방출

입력 | 2000-12-20 14:13:00


야구팬들이 분노하기 시작했다. 프로야구 구단들이 선수협의회 대표자 6명을 자유계약선수로 공시한다는 보도가 나온 20일 오후 야구팬들의 성난 목소리가 사이버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다.

오후 4시 현재 선수협 홈페이지는 격려성 메일을 전하려는 야구팬들의 폭주로 서버가 다운되었고, 두산 베어스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인 '곰들의 대화'역시 이용자 폭주로 서버가 다운됐다. KBO의 공식홈페이지도 이용자 폭주로 게시판 이동이 불가능한 상태.

야구팬들의 조직적인 항의운동도 전개될 예정이다. 두산 베어스 팬들의 모임인 사이버베어스(www.bears-fan.net)의 회장인 김길상씨(ID sicilian)는 두산 베어스의 각종 동아리 및 팬클럽 대표들에게 21일 오후7시30분 서울 신천동의 한 호프집에서 모이자는 사발통문을 돌리고 있다.

LG의 팬인 김이수씨(ID koreanlg)는 "지금은 LG 두산을 따질때가 아니다.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며 LG팬들에게 21일 대책모임에 참가할 것을 권하고 있다.

한편 한화 LG 두산 롯데 해태 SK 6개구단은 20일 선수협회장 송진우(한화) 를 비롯해 양준혁(LG) 마해영(롯데) 심정수(두산) 박충식(해태) 최태원(SK)을 자유계약선수로 공시한다고 발표했었다.

6개 구단은 KBO명의의 보도자료에서 "지난 15일 열린 8개 구단 대표자 회의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일부 선수들이 KBO 및 각 구단이 인정하지 않는 단체 결성을 강행했다"며 "이 과정에서 KBO 및 각 구단을 비난하면서 선수들간의 반복을 조장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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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계약선수는 선수가 10시즌동안 활동한뒤 이적 자격을 취득하는 프리에이전트(FA)와는 다른 개념으로 사실상 방출을 의미하는 것.

규정상 소속 구단에서 아무 조건없이 방출된 선수는 타 구단과 자유롭게 입단계약할 수 있다. 그러나 6개 구단이 자유계약선수를 동시에 발표한 것에서 알수 있듯이, 구단간 담합 가능성이 커 이들의 선수생명이 사실상 끊기게 됐다.

구단 사장들이 국내프로야구 사상 유례없는 '주동자 방출'이라는 초강수를 결행한 것은 선수협의회의 사단법인화를 원천봉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장들은 선수협이 사단법인으로 발전할 경우 구단 운영에 상당한 애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해 방출이라는 철퇴를 가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와같은 구단들의 초강경 대응은 해당선수는 물론 야구팬들의 엄청난 반발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자유계약선수로 공시된 6명의 선수들은 21일 오전11시 서울의 모처에서 만나 향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선수협을 지원하는 변호사들이 동석할 것으로 보여 '선수협 파동'은 이제 야구계를 떠나 법정소송으로 번질 전망이다.

최용석/ 동아닷컴기자 duck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