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초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커뮤니케이션 금융산업팀 이수형(李洙衡·28)씨는 사내 게시판에 글을 하나 띄웠다.
“연말 불우이웃을 위한 작은 기부에 동참할 분을 찾습니다.”
그가 낸 아이디어는 매달 회사가 직원들에게 마일리지 형태로 주는 자기개발비용 중 사용하지 않은 것을 현금화해 공익단체에 기부하자는 것.
마일리지는 사원들의 학원수강, 체력관리 등에 사용되는데 사용하지 않을 경우 소진돼 연말이면 사라지게 돼 있다. 액수로 환산하면 1인당 10만원 가량.
하루 뒤 한 명, 이틀 뒤 또 한 명, 5명 정도가 그에게 동참의 뜻을 밝히는 E메일을 보내왔다.
이 얘기가 사내에 알려지자 회사측에서도 그 취지에 공감해 이런 시도를 전사원에게 확대할 것을 권장했다.
사원들의 기부액 중 70%는 회사가 지원하고 30%는 본인이 부담토록 하는 매칭펀드 방식을 택하고 회사가 기부를 대행해 주기로 했다.
이씨는 “회사 차원에서 공익재단에 기부한 적은 있지만 사원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하고 회사가 격려하는 방식은 처음”이라며 자랑스러워했다.
20일까지 사내 모집을 통해 모인 사원들의 기부금은 300여만원. 돈을 어디로 보낼 것인가는 사원 각자가 선택했다. 아름다운 재단, 아이들과 미래 또는 모교 장학금 등에 지정 기탁됐다.
한편 다음 커뮤니케이션측은 이를 계기로 마일리지에 기부금 항목을 추가, 내년부터는 상시 기부 체제로 전환키로 했다.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