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우스 안정환(24·페루자)이 이번 한일전을 통해 강인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탈리아 세리에 A에 진출한 이후 연습경기에서는 두각을 나타냈지만 정규리그에서 단 2경기에만 출전한 그가 무엇을 보고 배웠기에 예전과 확연히 다른 플레이를 구사하게 된 것일까?
알다시피 안정환은 정규리그 대부분을 벤치를 지키며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그가 배울 수 있는 시간은 대부분이 유명한 스타들의 플레이를 직접 눈으로 보는 것 뿐이었다.
도대체 그가 눈으로 보고 배운 것이 무엇일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스피드다. 일본이 우리보단 한수 위의 스피드로 경기를 운영한다고는 하지만 유럽의 스피드에는 쳐지는 게 당연하다.
안정환은 그런 스피드 속에서 경기를 치렀고 그 속에서 스타들이 어떻게 살아남는가를 봤다. 그러기에 일본과의 경기에서 한 템포 빠른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다.
더불어 생기는 것은 유럽 경기보다 스피드가 떨어지는 경기를 치르다보니 자신감과 경기중의 여유. 한일전의 첫골 역시 이런 스피드와 여유가 가져온 결과였다.
두 번째 안정환이 바뀐 것은 경기 운영 능력이다. 예전처럼 지나치게 드리블하는 모습이 아닌 필요할 때는 드리블을 하며 과감한 돌파를 시도하고 슛팅 찬스라고 생각되면 과감한 슈팅을 시도한다.
그라운드의 사정과 자신에게 붙는 수비수를 파악하며 순간순간 대처하는 능력이 예전의 안정환이 아니다. 지단, 비에리, 콘세이상 등 세리에 A 유명 스타들의 움직임을 눈여겨 본 결과일 듯 싶다.
그리곤 안정환은 큰 소리로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눈앞의 이득과 안위를 위해 일본으로의 진출은 삼가라고…. 보다 큰 물에서 놀아보고 그 속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직접 느끼고 배우라고 충고했다.
당장은 고생스럽고 구차해보이지만 무엇을 배워야 할지를 알고 있고 훗날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 안정환. 지금같은 속도로 선진 축구를 흡수한다면 우리의 테리우스 안정환은 2002년 월드컵대표팀의 주전 스트라이커로써 손색없는 플레이를 펼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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