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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슈퍼리그 23일 개막…현대 삼성 "기선 잡겠다"

입력 | 2000-12-22 18:30:00


‘미사일’ 후인정과 ‘속사포’ 장병철.

23일 2001삼성화재배 슈퍼리그 개막전에서 맞붙을 ‘맞수’ 현대자동차와 삼성화재가 첫판 기선 제압을 위해 내놓을 양팀의 ‘필승카드’다.

지난 대회까지 팀의 오른쪽 공격과 백어택(후위공격)을 전담해온 후인정은 이번 대회부터는 상대 공격을 일선에서 저지하는 센터의 역할까지 부여받는 대변신을 했다.

후인정의 변신은 삼성화재라는 ‘거함’에 막혀 번번이 우승의 꿈을 접어야 했던 현대자동차가 우승을 위해 띄운 회심의 승부수.

후인정의 백어택을 최대한 살리면서 삼성화재에 비해 상대적으로 허술한 수비력을 센터진의 블로킹 강화로 상쇄하자는 것. 즉 지난 대회 블로킹 1위를 차지한 센터 방신봉에 1m98의 후인정을 가세시킴으로써 삼성화재의 공격을 원천 봉쇄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자동차 강만수감독은 “후인정이 센터로서의 높이와 판단력에서 기존 센터들에 결코 뒤지지 않아 스피드만 보완한다면 상대 공격을 충분히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에 맞서는 삼성화재의 개막전 승리의 열쇠는 부상으로 1차전 출전이 불가능한 김세진 대신 오른쪽 공격을 맡게 될 장병철의 속사포가 어느 정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는 것.

삼성화재가 그동안 현대자동차를 따돌릴 수 있었던 데는 무엇보다도 신진식과 김세진의 좌우 쌍포가 균형을 이룸으로써 현대자동차의 블로킹 벽을 분산시켜 무력하게 만들었던 것이 중요한 요인이었다.

따라서 김세진이 뛰지 못하는 23일 개막전에서 신진식에게 집중될 것이 뻔한 현대자동차의 블로킹벽을 장병철이 활발한 오른쪽 공격으로 분산시키지 못할 경우 팀 공격 전체가 마비될 수밖에 없다는 것.

장병철은 “그동안은 교체멤버로 투입되는 바람에 경기감각을 찾는 데 애를 먹었으나 이번에는 스타팅멤버로 나가는 만큼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보였다.

삼성화재 신치용감독도 “장병철은 비록 높이에 있어서는 김세진에게 뒤지지만 상대 블로킹을 따돌리는 한박자 빠른 공격에서는 김세진보다 오히려 낫다”며 “장병철이 제몫을 훌륭히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ru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