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월 초등학교를 졸업한 12세 소년이 포항공대 특차모집에서 ‘예비 입학자’로 선발됐다.
화제의 주인공은 송지용(宋智龍·사진)군. 송군은 인천 안남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한 달간 공부해 고입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두 달간 공부해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 354점을 받았다.
송군은 포항공대 생명과학부에 지원했으나 합격선에 40점 가까이 모자라 합격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포항공대는 송군의 천재성에 관심을 갖고 일단 예비 입학자로 뽑은 뒤 내년 1학기 동안 등록금 기숙사 등 모든 경비를 대학에서 제공하고 수학능력을 살펴 입학 여부를 가리기로 했다. 포항공대는 송군에게 내년 1학기 수시모집 지원 자격을 주고 다른 지원자와 똑같이 전형하기로 했다.
포항공대 권수길 입학관리팀장은 “검정고시생은 학교생활기록부 성적이 없는 만큼 내년 수시모집에서 면접 구술과 추천서 등의 성적으로 전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능지수(IQ)가 175인 송군이 중학교 진학을 포기하기로 한 것은 초등학교 졸업을 며칠 앞둔 시점. 집에서 교육방송의 중고교 교과목 과외 프로그램을 보던 송군은 아버지 재열(在烈·44)씨에게 전화를 걸어 “교육방송 과외를 다 알 것 같으니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에 가겠다”고 말했다.
재열씨는 처음에 “검정고시가 쉬운 것도 아니고 학교에 가지 않으면 친구도 사귈 수 없다”며 말렸다. 딸(20)이 고교 1년 때 검정고시를 보겠다며 자퇴했던 일이 떠올랐기 때문. 송군은 1주일 뒤 다시 아버지를 졸랐고 재열씨는 아내와 상의한 뒤 “하다가 그만두면 하지 않은 것만 못하다”면서 결국 허락했다.
송군은 검정고시에 합격하기 위해 학원에 3개월간 다닌 것을 제외하곤 혼자 집에서 공부했다. 교육방송의 과외를 듣고 학습지를 풀었다. 수능시험을 앞두고 막판에 하루에 16시간씩 공부했다. 키 176㎝ 몸무게 73㎏의 거구인 송군의 건장한 체격도 공부에 밑천이 됐다. 수학에 천부적인 자질을 보여 웬만한 문제는 암산으로 푼다는 송군은 “생명공학과 우주물리학을 전공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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