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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만한 TV영화/23, 24일]KBS2外

입력 | 2000-12-22 18:57:00


12월23일(토)

▼34번가의 기적(KBS2 밤10·40)▼

감독 레스 메이필드. 주연 리처드 아텐보로, 엘리자베스 퍼킨스, 마라 윌슨. 1994년작. 나탈리 우드, 에드문트 군트 주연의 1947년작을 리메이크한 작품.

1955년과 1973년 TV영화로도 두 차례나 리메이크될 만큼 산타클로스 소재의 영화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아빠없이 자란 수잔(마라 윌슨)은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믿지않는 6세 소녀. 수잔의 엄마 도라(엘리자베스 퍼킨스) 역시 쓸데없는 공상보다는 현실적 문제를 중시하는 백화점 기획이사다. 도라의 고민은 자신이 일하는 백화점이 경영난에 빠진 것. 그러나 이들 모녀 앞에 크리스라는 노인이 나타나면서 기적이 발생한다. 크리스는 백화점의 크리스마스 판촉을 위해 산타클로스로 분장하기로 한 인물. 그를 보러 어린이 인파가 몰려들어 백화점이 엄청난 매출을 올리는가 하면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믿지 않는 도라의 딸 수잔도 크리스를 만나고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나 홀로 집에’의 제작자 존 휴즈가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제작을 맡았으며, ‘간디’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영국출신 노장 감독 리차드 아텐보로가 크리스 역을 직접 연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케니 G의 꿈결 같은 색소폰 선율도 영화의 신비로우면서 따뜻한 분위기를 감싸안는다. 원제 Miracle on 34th Street. ★★★★

▼플레전트빌(OCN채널22 오후2·10)▼

감독 개리 로스. 주연 토비 맥과이어, 리즈 위더스푼. 1998년작. 생동감있는 삶을 찬미하기 위해 흑백과 컬러를 절묘하게 대비한 시각효과가 뛰어나다. 데이빗과 제니퍼 남매는 평소 동경하던 흑백 시트콤 ‘플레전트빌’의 세계로 빨려들어간다. 온통 흑백세상인 그곳에는 질서와 평온이 넘치지만 자연스런 감정표출이나 개성은 숨쉬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성적 매력 가득한 제니퍼의 영향으로 마을사람들의 숨죽인 감정이 되살아나는 순간 흑백세상이 총천연색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빅’과 ‘데이브’의 각본을 맡은 게리 로스의 감독데뷔작이다. 원제 Pleasantville ★★★★

▼나홀로 집에1(MBC 밤11·05)▼

감독 크리스 콜럼버스. 주연 매컬리 컬킨, 조 페시, 다니엘 스턴. 1990년작. 8세의 깜찍한 악동 케빈역의 매컬린 컬킨을 앞세워 미국 개봉 당시 단 5주만에 1억8000만달러를 벌어들인 빅히트작. MBC는 3편까지 나온 이 시리즈를 크리스마스 연휴기간 3일에 걸쳐 방영한다. 크리스마스 휴가기간 빈집을 무대로 케빈이 구슬, 전기다리미, 페인트통, 빨래줄 등 집안의 가재도구를 총동원해 2인조 도둑을 퇴치하는 ‘대활극’은 어떤 액션 블록버스터 못지않은 통쾌함을 안겨준다. 온갖 고문에 시달리는 어리숙한 강도역의 조 페시와 다니엘 스턴의 폭소 연기도 일품이다. 원제 Home Alone. ★★★★

▼베를린 천사의 시(EBS 밤9·00)▼

감독 빔 벤더스. 주연 브루노 간즈, 솔베이그 도마르틴, 피터 포크, 오토 샌더. 1987년작. 독일 뉴저먼 시네마의 기수 빔 벤더스의 대표작. 동서로 나뉜 베를린을 무대로 영화의 예술적 실험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천사가 사랑을 위해 질병과 죽음의 고통에 시달리는 인간이 되길 자청한다는 것이 기둥줄거리. 이 스토리는 나중에 니컬러스 케이지와 맥 라이언 주연의 ‘시티 오브 엔젤’로 리메이크되기도 했다. 천사들이 도시속 외로운 사람들의 생각을 귀로 듣는다든지 흑백으로 세상을 보던 천사가 인간이 되면서 천연색에 눈을 뜨게된다는 설정이 신선하다. 원제 Der Himmel Uber Berlin. ★★★★

12월24일(일)

▼앨머 갠트리(EBS 오후2·00)▼

감독 리처드 브룩스. 주연 버트 랭커스트, 진 시몬즈, 아서 케네디, 셜리 존스. 1960년작. 미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싱클레어 루이스의 1927년 원작소설을 영화한 작품. 루이스는 아메리칸 드림의 부산물로 졸부가 된 사람들의 천박한 행태를 풍자한 ‘배빗’ 등 20년대 미국의 추한 모습에 대한 예리한 풍자로 명성을 쌓았다.

이 작품 역시 청교도의 땅에서 벌어지는 전도행위를 일종의 종교적 사기행각으로 바라본 풍자정신 때문에 논란에 휩싸였다. 주로 전쟁영화에서 거친 남성상을 연기해온 버트 랭커스트는 이 영화에서 순진한 시골마을 사람들을 현혹해 돈을 거둬가는 부흥 목사 엘머 갠트리역으로 생애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 일종의 종교 사기꾼인 갠트리와 사랑에 빠지는 여자전도사 역의 진 시몬스는 이 영화를 찍던 해 리처드 브룩스 감독과 결혼했다. 하느님의 총아로 부상해가는 갠트리의 과거를 폭로할 열쇠를 쥔 룰루 베인스 역에는 셜리 존스가 열연했다. 이 영화에서 그는 목사의 딸에서 창녀로 전락한 비극적 여인의 심리를 잘 소화해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카라마조프의 형제들’과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 등 문학작품의 연출에 비범한 솜씨를 보여온 리처드 브룩스는 이 작품의 감독 뿐 아니라 각색까지 맡아 아카데미 각색상을 수상. 원제 Elmer Gantry. ★★★★

▼러브스토리(MBC 밤1·50)▼

감독 배창호. 주연 배창호 김유미. 1996년작. 배창호감독이 부인 김유미와 함께 주연을 맡았다. 김씨는 이 영화가 첫 출연작. 부부의 실제 사랑 이야기를 녹여낸 반자전적 내용을 배창호 감독 특유의 따뜻하고 잔잔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꼼꼼한 성격의 인테리어 코디네이터 김수인과 만사에 무심한 영화감독 하성우는 어느 여름 북적대는 벼룩시장에서 처음 마주친다. 첫 만남에 호감을 느낀 두 노처녀 노총각은 사춘기 소녀 소년같은 감정을 쌓아가지만 서로 너무 다른 생활 때문에 두 사람의 애정은 흔들린다. ‘기쁜 우리 젊은 날’을 기억하는 영화팬들이라면 놓치지 않고 보는 것이 좋을듯. ★★★

▼빅불리(SBS 밤1·00)▼

감독 스티브 마이너. 주연 릭 모라이스, 톰 아널드. 1996년작. 어른이 성장한 뒤에도 앙금처럼 남아있는 어린시절의 잠재의식과 심리를 코미디로 풀어냈다.

중학교 작문교사로 고향에 돌아온 데이비드 리어리는 그곳에서 어린 시절 자신을 괴롭히던 로스코 비거를 만난다.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기술교사로 바뀌어있던 로스코는 왕년에 자신의 밥이었던 데이비드를 만나자 갑자기 활력을 찾고 다시 데이비드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하지만 두사람 아들의 관계는 정반대로 펼쳐진다. 후반부로 갈수록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웃음은 씁쓸하기만하다. 원작 Big Bully. ★★

▼목사의 아내(KBS1 밤11·25)▼

감독 페니 마샬. 주연 덴젤 워싱턴, 휘트니 휴스턴, 그리고리 하인즈. 1996년작. 가난한 교회의 신도를 돌보느라 가정을 등한시하는 목사와 천상의 목소리를 지닌 그의 부인 그리고 천사의 3각관계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1947년 영화 ‘주교의 부인’을 현대적 감각에 맞게 흑인 주인공이 등장하는 작품으로 리메이크했다. 주로 강렬한 역을 맡아왔던 덴젤 워싱턴이 매력적인 천사 ‘더들리’로 로맨틱연기를 펼치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도 훌륭한 보너스. ‘빅’, ‘그들만의 리그’, ‘사랑의 기적’ 등을 통해 따뜻한 인간애를 그려왔던 페니 마셜의 작품. 원제 The Preacher’s Wife. ★★★★

(※만점〓★ 5개. 평점 출처〓‘믹 마틴 & 마샤포

터의 비디오무비 가이드 2000’·동아일보 영화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