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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가 있는 맛집]대전 삼성동 '명랑식당'

입력 | 2000-12-22 18:57:00


◇오래 끓은 육개장 제맛, 속쓰린 날이면 생각나

군의관으로 복무하던 24년 전의 일이다. 독신자장교숙소에서 자취생활을 하다 보니 밥을 거르기 일쑤였다. 당시 버스터미널 자리에는 다른 식당들이 문을 닫은 이후에도 문을 두드리면 “쉬는 날인데 아직도 밥을 못 먹었느냐”며 육개장을 한 그릇씩 퍼주던 어머니 같던 아주머니가 계셨다. 제대 후에도 술을 먹고 속이 쓰린 날은 육개장 생각이 났고 지방에 출장을 가다가도 대전에 들르곤 했다.

25년간 육개장과 파전을 특화시켜 파는, 대전 동구 삼성동 삼성초등학교 뒤의 ‘명랑식당’(042―623―5031)을 소개한다.

육개장은 쇠고기의 양지머리 부분을 오래도록 푹 삶는 요리로, 설렁탕과 더불어 우리 국민의 사랑을 받는 음식 중의 하나다. 문헌을 보면 구한말에도 민간인은 개장국을 먹고 관리층에서는 육개장을 먹었다고 한다.

이 집 육개장의 육수는 소의 사골과 잡뼈 양지머리 등을 센 불에 밤새 고아 기름은 계속 걷어내는 과정을 반복해 만든다. 여기에 된장 고추장 고춧가루 생강 마늘을 넣어서 간을 하고, 대파를 듬성듬성 썰어 듬뿍 넣어 끓인 뒤에는 계란을 풀어서 한그릇씩 퍼낸다.

시중의 육개장처럼 고춧가루를 기름에 버무려 잠깐 끓인 것이 아니라 장시간 끓여 낸 탓에 맵지도 않고 파의 시원한 맛과 함께 단맛이 느껴질 정도다. 메뉴는 육개장(4000원)과 해물을 듬뿍 넣고 계란으로 부친 파전(4000원) 두 가지뿐이다.

경부고속도로 대전 톨게이트에서 대전역 표시를 보고 계속 가면 삼성사거리가 나오고, 좌회전해서 보이는 삼성초등학교 뒤편에 있다. 주차시설은 따로 없으며 영업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일요일은 쉰다.

김재찬(치과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