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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3시간20분짜리 수궁가 완창도전 8세 김주리양

입력 | 2000-12-24 18:42:00


웬만한 국악인들도 엄두를 못내는 3시간짜리 판소리 완창에 가냘픈 8세 소녀가 도전한다. 광주서림초등학교 2년 김주리(金周利·9)양이 그 주인공으로 김양은 30일 오후 2시 광주시민회관에서 3시간20분에 달하는 ‘수궁가’ 완창 발표회를 갖는다.

‘국악신동’으로 불리는 유태평양군(9)이 6세 때 3시간의 ‘흥보가’를 완창하기는 했으나 김양이 ‘수궁가’의 완창에 성공한다면 전국 최연소 최장시간 완창 기록을 세우게 된다.

5세 때부터 명창 김선이씨 문하에서 소리를 배우기 시작한 김양은 7세에 이른바 득음(得音)의 전단계로 불리는 ‘토혈(吐血)’을 경험해 국악계에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소리 길에 접어든 이후 각종 위문공연과 국악발표회 등을 부지런히 쫓아다녀 이 지역에서는 꽤 알려져 있는 김양은 올해 전남 영광에서 개최된 제1회 전국국악경연대회 학생부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4개 대회에서 상을 받으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김양의 아버지는 광주에서 판소리연구소인 ‘우리소리 동우회’를 이끌고 있는 국악인 김덕은(金德恩·33)씨.

김씨는 “말문이 트일 때쯤 장단에 맞춰 고개춤을 추고 가락을 흥얼거리는 것을 보고 소리꾼의 ‘끼’를 알아봤다”며 “국악인들로부터 고음과 저음처리 기교가 뛰어나고 몸짓 연기 등 3박자를 고루 갖췄다는 평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