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치러진 이츠하크 라빈 전 이스라엘 총리의 부인 레아 여사의 장례식장에 힐러리 클린턴 여사(53)가 참석했다. 장례식 후 힐러리 여사는 여느 영부인처럼 의전적 활동에 머물지 않았다. 에후드 바라크 총리 등 정계 지도자들을 두루 만나 중동평화 정착 방안에 관해 논의하는 등 정치활동을 적극 벌였다. 이는 미국 연방의회 상원의원 당선자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힐러리 여사는 지난달 7일 뉴욕주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현직이건 전직이건 ‘퍼스트레디’가 상원의원을 하겠다고 출마한 것은 처음이었다. 출마 자체가 빅 뉴스였으니 당선 소식은 당연히 세계적 화제가 됐다. 남편의 바람기 때문에 백악관 안주인을 하면서도 마음 고생하던 끝에 정계에 화려하게 데뷔한 것이다.
힐러리 여사는 엘리자베스 돌 전 적십자사 총재와 함께 미국의 여대생과 젊은 직업여성이 가장 선망하는 여성이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여성 변호사였던 그녀는 백악관 안주인을 거쳐 이제 상원의원으로 6년간 워싱턴 의사당을 드나들게 됐다.
호사가들은 ‘야심 덩어리’ 힐러리 여사가 2008년 대선에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도전할 수 있다고 점친다. 누가 알겠는가.
힐러리 여사는 최근 또 한차례 화제를 모았다. 미 출판 사상 최고의 판권료인 800만달러를 받고 회고록을 펴내기로 한 것. ‘상원의원에 대한 로비성 자금’이란 비판에도 힐러리 여사는 돈을 챙길 태세다.
힐러리 여사에게 2000년은 명예와 돈을 모두 거머쥔 해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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