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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학의 논술 바로 가기]답안작성은 천천히 첫문장은 강렬하게

입력 | 2000-12-24 18:52:00


논술 시험에서 평소 실력만큼만 발휘하면 성공한 셈이다. 하지만 지나친 긴장 탓에 뻔히 아는 지식도 활용하지 못하는 학생이 많다. 100% 실력 발휘를 위해 다음 항목을 명심하자.

①최초 30분간 답안지에 손대지 말라〓아무리 논리적이고 문장력이 뛰어나도 주제를 벗어나면 평균 점수도 얻기 힘들다. 적어도 시험시간의 첫 30분은 출제 의도를 파악하고 주제문 및 개요를 작성하는 데 투자해야 한다.

②서론의 첫 문장에 쓸 소재를 준비하라〓첫 문장은 채점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므로 점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주목할 만한 최근의 사건, 속담, 격언 등 첫 문장을 꾸밀 몇 가지 소재를 준비해 두자.

③서론의 끝 문장 형식을 준비하라〓‘∼에 대해 알아보자’는 식의 상투적 표현을 피할 수 있도록 수험생 자신만의 형식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④너무 독창적인 주장을 펴지 말라〓독창적이고자 하는 의욕이 지나치면 주제를 벗어나기 십상이다. 독창성은 남보다 깊이 있는 사고(思考)에서 비롯되는 것이지 기발함에서 오는 것은 아니다.

⑤답안 분량을 지켜라〓답안의 내용과 무관하게 분량에 대한 감점 기준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분량 부족의 감점을 보완해 주지 못한다.

⑥반드시 퇴고하라〓퇴고하지 않은 답안은 뚜렷이 구별된다. 답안의 전체 수준에 어울리지 않는 실수가 반드시 발견되기 때문이다. 10분 가량을 퇴고에 할애하라.

⑦준비물을 잘 챙겨라〓연필 지우개 볼펜 자 시계 등을 반드시 지참하라.

필자는 논술 문제를 출제하고 채점하는 일을 한다. 출제하면서 느낀 점은 ‘완전히 새로운 문제를 출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룰 만한 주제는 지난 7년간 각 대학 논술 문제에서 웬만큼 다루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출문제를 철저히 공부하면 어떤 문제가 나오든 대응할 수 있다. 모든 기출문제의 답안을 작성할 시간이 없다면 개요만이라도 작성해 볼 필요가 있다.

채점하다 보면 학생들간의 실력 차가 크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학생들은 자신의 논술 실력이 형편없다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공부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으므로 수능 이후의 공부가 성적에 큰 영향을 끼친다. 그런데도 연말이 다가오면 특차모집 발표와 정시모집 원서 작성, 망년회(?) 때문에 마음이 들떠 공부가 안된다고 호소한다.

논술은 자신의 실력이 정확하게 드러나는 시험이다. 객관식 시험과는 달리 논술 시험에서 요행이란 없다. TV에서 제야의 종소리가 울려퍼질 때 논술 답안을 쓰는 학생, 그런 학생만이 논술에서 고득점을 얻는다.

(중앙교육진흥연구소 논술팀장·jsh2526@eduto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