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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 엿보기]웨버 "새크라멘토가 싫어"

입력 | 2000-12-24 22:10:00

'내가 잘해줄께. 다시한번 생각해봐 응?'


새크라멘토 킹스는 이번시즌 NBA 29개 팀 중 가장 눈에 뛰는 발전을 이룬 팀이다.

24일 현재 17승9패로 전체승률 1위를 달리고 있는 새크라멘토는 지난시즌 서부컨퍼런스 8위로 플레이오프에 턱걸이해 1라운드에서 일찌감치 탈락했던 그팀과는 분명히 다르다.

크리스 웨버, 페야 스토야 코비치를 중심으로 평균득점 103점을 올릴 정도로 화끈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새크라멘토는 상대에게 89.8점 밖에 허용치 않는 수준급의 수비실력도 함께 갖췄다. 거기에 하이라이트감 패스를 수시로 보여주는 '화이트 초컬릿' 제이슨 윌리엄스의 '쇼맨쉽'까지 더해져 성적과 함께 인기도 치솟았다.

새크라멘토가 지금과 같은 기세를 유지한다면 챔피언십까지도 노려볼만하다.

새크라멘토는 젊다.주전 5명 가운데 센터 블라디 디바치(32)가 최고참일 정도.

덕 크리스티(30)를 제외하면 크리스 웨버(27), 제이슨 윌리엄스(25), 페야 스토야코비치(23)가 모두 20대다.

그들이 만일 이번시즌 챔피언반지를 손에 넣어 경험과 자심감이 축적된다면 당분간 LA레이커스와 치열한 '라이벌전'을 벌이며 NBA 최강자로 군림 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런 가정에는 전제조건이 따른다.팀의 기둥 웨버가 계속 남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웨버는 이번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 선수가 된다.

최근 웨버는 미국의 스포츠전문채널인 ESPN과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 내용은 새크라멘토 팬들에겐 별로 달갑지 않은 것 이었다. 그가 새크라멘토와 재계약을 할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이기 때문.

웨버는 '내년 여름 새로운 계약을 맺게 될 팀을 어떤기준으로 선택 할 것이가' 라는 질문에 "챔피언십을 차지 할 가능성이 있는 팀으로 가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시즌 새크라멘토가 우승하면 팀에 남겠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대답 했다.

'우승할 수 있는 팀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는데 킹스가 우승하면 남는 것이 좋지 않느냐'는 추가질문에 대한 웨버의 대답은 "1번 이상 우승할 수 있는 팀에 가고 싶다"는 것이었다.

결국 새크라멘토와는 재계약 할 의사가 없음을 밝힌 것이다.

따라서 젊고 창조적인 새크라멘토는 이번시즌이 마지막이 될 전망이다.

팀내에서 가장많은 득점과 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는 웨버가 빠진 새크라멘토가 내년시즌 지금과 같은 강팀으로 남아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

웨버 그자신이 주인공이었던 미시간대학의 '전설의 5인(Fab5)'이 불과 2년만에 해체됐 듯 웨버가 합류한 98년 이후 놀라운 성장을 한 새크라멘토도 이번시즌을 끝으로 3년만에 해체의 수순을 밟을 것 같다.

박해식/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