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 김남순(30)이 4년 만의 슈퍼리그 코트 복귀전을 화려한 대역전승으로 장식했다.
97년 소속팀 한일합섬의 해체로 코트를 떠나 이듬해 3월 한국전력 배구선수 김철수와 결혼해 지난해 11월 딸 세연이를 낳은 주부 김남순.
올 4월 주위의 권유로 고심 끝에 담배인삼공사에 새 둥지를 튼 김남순은 2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2001삼성화재 슈퍼리그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전성기의 기량을 보여주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김남순은 이날 다음 경기에 나설 남편 김철수의 코트 밖 응원에 화답하듯 양 팀 최다득점인 23점을 올려 실업 11년차인 ‘맏언니’로서의 몫을 톡톡히 해냈다.
김남순의 진가가 드러난 것은 흥국생명에 먼저 1, 2세트를 내주며 벼랑 끝에 몰린 3세트부터. 3세트 초반 0대5까지 끌려가던 위기에서 김남순은 오른쪽 강타와 블로킹으로 연속 득점을 올리며 경기장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오른쪽과 중앙을 오가며 팀 공격을 주도하는 김남순의 투혼에 역시 한일합섬에서 이적해온 최광희와 후배들의 공격까지 되살아나면서 담배인삼공사는 승부를 마지막 5세트로 몰고갔다.
승부처인 5세트 시작과 동시에 잇단 중앙공격으로 연속 득점을 올린 김남순은 13대5에서 블로킹과 중앙공격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역전승의 대미까지 장식했다.
앞서 벌어진 남자 대학부 경기에서는 이경수가 공수에서 ‘원맨 쇼’를 펼친 한양대가 명지대를 3―0으로 완파했다. 이경수는 공격 득점 25점과 블로킹 득점 2점 등 모두 27점을 혼자서 뽑아냈다. 한양대의 신입생 듀오인 신영수와 이선규는 모두 17점을 합작해 성인 무대의 데뷔전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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