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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예산안 '눈속임 심의'…8천억 삭감불구 구체적예산 안줄여

입력 | 2000-12-25 18:18:00


국회가 새해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겉으로는 국민 부담 경감을 위해 8000억원 삭감 방침을 밝혀놓고 실제로는 구체적인 사업 예산은 줄이지 않아 ‘눈속임 심의’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민주당은 25일 △예비비 8236억원 △국채 및 금융구조조정 이자 9170억원 △농어촌지원 2599억원 등 2조5760억원을 삭감하자고 한나라당에 제안했다.

그러나 이 중 예비비의 경우 7000억원이 재해대책비여서 내년에 재해가 발생하면 추경예산을 통해 다시 예산에 반영해야 한다. 또 국채 및 금융구조조정 이자도 이자율이 오르면 추가 예산을 편성해야 할 처지여서 실제 예산 삭감 의미는 없는 셈이다.

이와 함께 농어촌지원비도 24일 한나라당과 농어가부채 경감을 위해 6600억원을 증액키로 합의해놓고 다시 삭감하는 것이어서 농민 입장에서는 실제 예산 증액 효과가 4001억원으로 줄게 된다.

민주당은 또 통일외교통상위가 1500억원 삭감키로 한 남북협력기금을 정부 원안인 5000억원 그대로 편성해야 한다며 소관 상임위 결정까지 번복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예산안이 국민 기만용이라고 비난하면서도 영남 지역의 각종 사업 예산의 증액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특히 부산과 대구의 지하철 예산을 1000억원 이상 증액하라고 요구하는 등 건설교통부 소관 예산만 2700억원 추가 편성할 것을 촉구했다고 예결위의 한 관계자가 전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국회 예결위 계수조정소위를 속개, 예산 증액 및 삭감 대상 협의를 계속했으나 각 당의 이해가 엇갈려 밤늦게까지 진통을 겪었다.

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