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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배구도사' 박희상 부상에 애타는 상무

입력 | 2000-12-25 18:18:00


‘배구 도사’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벤치를 지키고 있었다.

내년 6월 제대를 앞둔 상무의 박희상(28). 날카로운 스파이크와 정교한 수비 등 기량은 물론, 잘 생긴 얼굴로 10년간 슈퍼리그에서 팬의 사랑과 ‘배구 도사’라는 찬사를 한몸에 받아온 그는 슈퍼리그 출전 11년째만에 처음으로 1차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는 신세다.

10월 전국체전에서 어깨가 탈골되는 부상을 당해 당분간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된 것. 어깨 근육부상까지 겹쳐 1차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무리. 올 슈퍼리그에서는 빨라야 2차 대회 중반부터나 경기에 나설 수 있을 전망이지만, 특유의 공격력을 선보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10년 동안 큰 부상없이 꾸준히 제 역할을 했던 박희상으로서는 이번 슈퍼리그가 선수 생활 중 최대의 위기인 셈.

24일 상무의 2001 슈퍼리그 첫 경기에서 상무는 한국전력에 풀세트 접전을 벌여 천신만고 끝에 3―2로 승리했다. 권순찬 이호 김기중 등 실업팀에서 제몫을 해줬던 쟁쟁한 선수들로 팀을 구성한 상무는 당초 삼성화재나 현대자동차 등 실업 강호를 위협할 만한 ‘복병’으로 평가됐었다. 그러나 결국 박희상의 ‘빈자리’가 문제였다.

상무에서 박희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 블로킹 높이가 다른 팀에 비해 낮은 상무에서 리베로 이호, ‘재간꾼’ 권순찬과 함께 상무의 수비를 책임지는 선수가 바로 박희상이다. 박희상은 공격에서도 결정적 고비에서 경기의 흐름을 바꿀만한 능력을 가진 주포. 따라서 상무가 올 슈퍼리그에서 삼성화재 현대자동차 대한항공 LG화재 등 ‘실업 4강’의 틈바구니를 비집고 들어가 4강에 진출할 수 있을지는 전적으로 박희상의 역할에 달려 있다.

그러나 지금 박희상의 자리는 코트가 아닌 벤치. 박희상 자신이나 그를 지켜보는 팬이나 모두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