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연방 중심국가인 세르비아의 총선에서 세르비아민주야당(DOS)이 압승을 거둠에 따라 세르비아 총리에 당선된 조란 진지치(47)가 정계 실력자로 떠오르고 있다.
DOS의 중심세력인 민주당(DS) 당수인 진지치 총리 당선자는 1월15일까지 새 내각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그는 새 내각의 최우선 과제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을 법정에 세우는 일이라고 25일 못박았다.
진지치 총리 당선자의 언급으로 유고연방은 급격한 개혁정국으로 돌입할 전망이다. DOS의 또 다른 지도자인 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 유고연방 대통령은 구여권 세력과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밀로셰비치의 처벌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을 피해왔다.
진지치 총리 당선자는 “밀로셰비치는 우선 권력남용과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될 것”이라며 “국제 전범재판소가 세르비아 국민 대표자가 아닌 밀로셰비치 개인을 전범으로 기소한다면 재판소측과 협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DOS가 유고연방 대권에 이어 세르비아 의회까지 장악한 것을 계기로 아직까지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구여권 세르비아사회당(SPS)의 잔존세력을 쓸어낼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외신이 전했다.
그는 올 초까지 강력한 대통령 후보로 꼽혔으나 한때 꽁지머리와 귀고리를 하는 등 지나친 서구주의자로 알려지는 바람에 농민층 등의 인기가 없어 대선 출마를 포기했다.
그러나 ‘무혈 시민혁명’을 사실상 주도해 대권을 막후에서 창출한 인물로서 코슈투니차 대통령과 함께 사실상 권력을 양분할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베오그라드대 철학과 재학 중 반공활동을 벌이다 투옥됐으며 12년간의 독일 망명생활을 청산하고 89년 베를린 장벽 붕괴 후 귀국해 민주당을 창당했다.
DOS는 23일 실시된 총선에서 65% 득표율을 보여 총 250석 가운데 178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