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초 드래프트 1순위로 대한항공에 입단한 ‘거포’ 윤관열과 공익근무를 마치고 2년만에 대한항공에 복귀한 ‘살림꾼’ 박선출.
크리스마스인 25일 둘은 설레는 마음으로 코트에 섰다. 그러나 서울시청과의 경기를 마친 뒤 둘의 얼굴은 똑같이 불만이 가득했다. 팀이 3대0의 완승을 거뒀음에도.
역대 대한항공 주포중 최장신(198㎝)으로 마침내 ‘장신 거포 보유의 꿈’을 이루게 한 주인공으로 팀의 찬사를 한몸에 받았던 윤관열에게 이날 경기는 실업의 높은 벽을 느끼게 한 한판이었다.
대학 4년동안 ‘띄워 놓고 때리는’ 오픈공격에 푹 젖어있던 윤관열은 이날 세터 이성희의 빠른 토스에 적응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그렇다고 대학때 했던 것과 같은 공격을 고집할 수도 없었다. 평범한 오픈 공격은 실업팀중 가장 낮은 서울시청의 블로킹에도 번번이 걸렸기 때문. 경기가 끝난뒤 윤관열은 “실업의 빠른 토스에 맞추려면 대학때보다 한박자 빠른 공격을 해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앞으로 스피드 훈련의 강도를 더 높여야겠다”고 말했다.
반면 센터 박선출의 불만은 점프에 있었다. 이성희와는 이미 96년부터 2년간 고려증권에서 ‘찰떡 콤비’를 이룬바 있어 팀내에서 이성희의 토스에 가장 익숙함에도 박선출은 이날 예전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긴 체공시간을 이용해 상대 블로킹에 따라 한박자 늦거나 빠르게 하는 중앙속공이 낮은 점프 때문에 전혀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
박선출은 “아직 점프가 이전처럼 높지 못해 공격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2차대회전까지 점프력을 끌어올리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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