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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포커스]선수 사고팔고…프로축구 걱정된다

입력 | 2000-12-26 14:02:00


프로축구 대전 시티즌과 LG 치타스가 같은 행동으로 상반된 결과를 얻게 됐다. 두 구단이 같이 취한 행동은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스타를 타 구단에 판매(?)한 것.

대전은 팀의 간판인 서동원과 신진원을 각각 삼성과 전남에 팔아치웠다. 두 선수를 판 대가는 총 7억 8천만원.

국내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서동원은 프로축구의 명가 수원 삼성이 수비진의 강화가 절실했기 때문에 역대 최고의 이적료 5억원을 지불가고 데려갔다. 수원 삼성 입장에서는 수비라인을 강화했지만 대전의 수비에는 큰 구멍이 생기고 말았다.

또 국내 최고의 테크닉을 자랑하는 최문식으로 일본으로 넘긴 전남에서는 같은 자리를 메울 선수로 97프로축구 신인왕 출신의 신진원을 2억 8천만원에 사갔다.

반면 LG 치타스는 국가대표 스트라이커인 최용수를 자그만치 100만달러의 이적료를 받고 일본으로 보냈다. 그리곤 후속조치로 150-200만달러 수준에서 최고의 용병 영입을 준비하고 있다.

LG의 최고 용병 드라간이 120만달러였으니 150만달러면 최용수의 빈자리를 충분히 메우고도 남을 만한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충분한 금액. 드라간을 포함해 안드레, 무탐바 등 뛰어난 용병을 거느린 LG 입장에서는 손해볼 것 전혀 없는 장사였다.

언급한 두팀 모두 돈을 버는 데는 성공했다. 대전은 7억 8천만원, LG는 12억원. 하지만 LG는 벌어들인 돈에 약간을 더 얻어 최고의 용병을 영입할 계획이지만 대전은 8억여원의 돈으로 구단을 운영할 계획이다. 흡사 선동열, 이종범을 내주고 전력약화를 초래한 프로야구의 해태의 모습을 보는 듯 하다.

프로세계에서 손익을 따라 선수를 사고 파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 하지만 팀의 전력약화를 감수하면서까지 선수를 파는 것은 구단 입장에서나 팬 입장에서 모두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LG처럼 확실한 대체용병을 모색하던가, 아니면 대어급 신인으로 전력을 보강해야 할텐데 대전은 현재 그럴 수 있는 입장이 못된다.

게다가 2002년부터는 드래프트제도가 아닌 자유계약제로 전환, 재정이 약한 구단의 선수 충원이 더욱 어려워진다.

지금 당장의 위기는 면했지만 다가오는 또다른 위기는 어찌 넘길지, 갑갑한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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