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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주] 현대전자, 산은 회사채 매입소식에 강세

입력 | 2000-12-26 14:12:00


현대전자가 8일(영업일 기준)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정부가 자금시장 안정대책의 하나로 산업은행을 통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를 대량으로 사주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는 알려지면서 현대전자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회사채 매입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기 때문이다.

2시현재 전일보다 515원(14.46%) 오른 4075원을 기록중이다.

그러나 정부의 회사채 매입만으론 상승추세를 기대하기엔 역부족이란게 증시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부채의 원리금을 상환하기엔 반도체 가격 하락 등 영업환경이 호전되지 않고 있어서다.

현대전자가 내년 1/4분기 상환해야 할 회사채는 9510억원. 여기다 은행차입금 등을 합칠 경우 모두 1조 3910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분기별 만기 회사채는 2610억원(2분기) 7960억원(3분기) 1조 3520억원(4분기) 등 3조 3610억원 등 모두 3조 3610억원이다. 여기다 LG반도체 인수대금 4000억원과 은행차입금 1조 3980억원 등 현대전자가 내년에 갚아야 할 부채는 모두 5조 1590억원이다.

2002년에는 1조 8640억원, 2003년엔 3380억원 등의 부채를 상환해야 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산업은행이 만기도래하는 회사채를 매입하는 형식으로 자금지원을 할 경우 당장의 유동성 위기는 줄어들 수 있다는게 증시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당연히 주가에도 호재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얼마만큼 사주느냐는 미지수다.

김성인 동원경제연구소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많이 사줄수록 현대전자의 자금압박은 줄어들 수 있다"며 "유동성 위기가 줄어든 만큼 주가의 추가하락 가능성은 감소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즉 산업은행의 회사채 매입으로 추가하락 가능성은 줄어들었지만 반등을 기대하기엔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다는게 증시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무엇보다 반도체가격의 약세가 최대 걸림돌이다. 64M DRAM이 주력인 현대전자의 내년도 영업이익이 개선될 전망이 없다. 오히려 26일 반도체가격 예측기관인 데이터퀘스트사에서는 내년 1/4분기 64M DRAM가격이 현가격대(3.2달러 수준)에서 적게는 20센트, 많게는 달러 추가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영업이익의 급격한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모건스탠리딘위터증권(MSDW)에선 내년도 영업이익을 1조 8730억원으로 추정했다. 올해 1조 5130억원에서 3600억원정도 늘어난 액수다. 내년도 상환해야 할 부채규모(5조 1590억원)에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의 회사채 매입방침에도 영업이익이 급격히 증가하지 않는 한 유동성 위기는 언제든지 재발될 수 있어 현대전자의 반등을 기대하긴 시기상조란게 대다수 증시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박영암 pya84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