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 댈러스 매버릭스는 ‘만년 하위’라는 불명예스런 꼬리표를 달고 있다.
90년 플레이오프에 올라 1회전에서 탈락한 뒤 10년 동안 포스트 진출 티켓은 고사하고 시즌마다 순위표 바닥을 헤맸다.
‘동네북’ 신세가 되면서 91∼92시즌 정규리그에는 11승을 올리는 데 그쳤으며 92∼93시즌에도 13승에 머물렀다. 90년대 10시즌 동안 통산 전적 240승550패로 미국 4대 프로스포츠 가운데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최악의 승률(0.304)을 거뒀다.
그런 댈러스가 올시즌 들어 완전히 달라진 면모를 보이며 10년만의 플레이오프 진출 꿈에 부풀어 있다. 25일 현재 18승11패를 기록, 서부 콘퍼런스 7위에 오르며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8강 안에 오른 것.
이처럼 댈러스가 180도 바뀌게 된 가장 큰 힘은 바로 ‘게르만 전사’ 더크 노비츠키(22·사진)의 활약.
2m11, 107㎏의 포워드 노비츠키는 올시즌 평균 19.9점, 8.1리바운드로 공수를 이끌며 ‘제2의 래리 버드’라는 찬사까지 듣고 있다. 이 달에만 4차례나 30점 이상을 터뜨려 팀이 최근 10경기에서 7승3패의 상승세를 타는 데 앞장섰다. 정교한 미들슛과 골밑 장악 능력이 장기. 커다란 몸집과 달리 몸놀림이 빨라 코트를 종횡무진 휘젓고 다닌다.
독일에서 태어난 노비츠키는 분데스리가 DJK 부르츠버그에서 활약하다 98년 NBA 드래프트에서 전체 9순위로 밀워키의 지명을 받은 뒤 곧바로 댈러스로 트레이드됐다. NBA 3시즌 째인 올해 연봉은 158만3040달러로 팀내에서 10번째. 같은 댈러스 연고인 프로풋볼 카우보이스의 인기에 밀려 썰렁하던 댈러스 매버릭스의 홈구장은 노비츠키를 보기 위해 몰려든 팬들로 평균관중이 지난 시즌 보다 1000명 늘어난 1만5600명을 기록하고 있다.
흑인이 득세하는 농구 코트에서 몇 안 되는 백인 스타로 떠오른 노비츠키는 약관을 넘긴 어린 나이로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지녀 NBA 차세대 주자로 지목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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