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동영상 중계, 첨단 어린이집 화제
스포츠 의류 디자인 회사에 다니는 김희자씨(30)는 회사에서 틈이 날 때면 인터넷을 통해 22개월된 첫아들의 노는 모습을 라이브 동영상으로 생생히 지켜본다.
아들 이건우군을 맡겨둔 한솔어린이집(서울 성동구 성수1가·02―462―4691)에 자녀관찰프로그램인 ‘키드캠’이 설치돼 있어 이곳의 홈페이지(hansol.kids.co.kr)를 통해 일거수 일투족을 늘 ‘관찰’할 수 있는 것이다.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날은 건우가 밤새 어느 정도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했고 체온이 얼마나 높았는지 등의 ‘건강정보’를 어린이집에 알려주고 원장 등과 ‘사이버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인터넷으로 지켜보다 건우가 있는 ‘달님반’ 애들이 낮잠을 자는 사이 어린이집에 전화를 걸어 궁금한 점을 선생님들에게 묻기도 하지요. 부모들이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는 획기적인 프로그램 덕택으로 일도 열심히 할 수 있어요.”
건우가 속한 달님반에는 12∼24개월된 아이들 15명이 평일 오전 7시반∼오후 7시반에 보육교사 3명으로부터 보살핌을 받는다. 매일 점심과 함께 두 번의 간식을 먹고 낮잠도 즐기면서 선생님들과 음악 율동 놀이를 하는 것이 이들의 ‘일과’다. 또 무인카메라가 설치된 2층 놀이터에 올라가 공놀이 등 신체발달운동을 즐기기도 한다.
달님반뿐만 아니라 12개월 미만의 아기들이 있는 ‘별님반’이나 24∼36개월 아이들의 ‘햇님반’ 모두 부모들에게 이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솔어린이집 심정희 원장(36)은 “올 3월 키드캠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나서 교사들이 감시당한다는 느낌 때문이었는지 불편해하기도 했지요. 그러나 이제 보육에 큰 책임감을 갖고 스스로에게 더 철저해진 점을 발견할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곳의 홈페이지에서는 동영상 자녀관찰메뉴 이외에 △영아발달 측정평가 △개인별 주간교육계획 △전자앨범 △식단표 △보육일기 △열린 마당 등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보육일지에는 담당교사들이 기저귀 간 시간, 시간대별 먹인 우유량, 아이들 반응 등을 꼼꼼히 정리해 매일 ‘업데이트’한 내용들이 담겨져 있다.
열린 마당의 단골 투고자인 건우 어머니 김씨는 요즘에도 ‘산타가 주신 선물’ ‘건우에게 쓰는 편지’ 등의 제목으로 매일 한두 차례 글을 올려놓았다.
한솔어린이집은 이같은 독특한 운영방식으로 올해 서울시 보육시설운영종합평가 구립어린이집 부문에서 최근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곳의 월 탁아비용은 15만1000∼18만5000원. 정원 46명 이외에는 영유아를 받지 않기 때문에 대기자가 100여명에 이르고 있다.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