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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 엿보기]어시스트왕 만들어주기?

입력 | 2000-12-27 14:29:00


5시즌째를 맞은 국내 프로농구에서 용병은 팀의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각종기록의 상위권에도 모두 용병들이 올라있고, 각 팀의 주전 센터자리를 대부분 차지하고 있다.

각종 순위에서 토종 선수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부분은 어시스트, 스틸, 3점슛 정도이다. 그 중 어시스트 부분에 있어서 두 라이벌의 대결이 너무나 뜨겁게 달구어지고 있다. 기아의 강동희와 현대의 이상민.

프로농구 원년 어시스트왕인 강동희의 아성에 다음 97-98 시즌에 신인으로 프로에 뛰어든 이상민이 도전하기 시작하며 이들의 끝없는 어시스트 경쟁은 시작됐다.

첫 대결에서는 이상민의 완패로 끝났다. 그 해에 강동희는 300개가 넘는 어시스트를 챙기며 이상민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그러나 바로 다음 시즌은 이상민이 그 자리를 넘겨받았다.

그 땐 다들 이제 강동희는 갈때가 됐나보다라고 여겼었다.

그러나 마치 노장은 아직 죽지 않았다고 외치듯이 바로 다음 시즌인 99-2000시즌에서 강동희가 왕관을 다시 빼앗으며 어시스트왕 경쟁은 점점 치열해졌다.

올 시즌 초반 어시스트 자리는 엎치락 뒤치락하며 자리바꿈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 165-163 이상민이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지난 24일 현대-동양전에서 이상민이 무려 17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앞질러버렸다.

24일 경기에서는 팀에서도 기록을 밀어주는 듯한 모습이 확연히 드러났다.

현대는 3쿼터까지 동양에 20점차 이상 이기고 있었다. 이쯤되면 체력안배를 위해서라도 주전들을 빼는 것이 당연.

이상민은 예상을 뒤엎고 끝까지 뛰었다. 단짝인 맥도웰과 함께. 또한 맥도웰이 경기 막판 5반칙으로 퇴장당하자, 현대 벤치는 정재근을 투입하며 이상민의 어시스트를 받아서 골을 넣도록 하였다.

이들이 소속된 기아와 현대의 경기는 참 재미가 있다. 상대의 의표를 찌르는 어시스트로 보는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하고 또한 이들 두 팀의 특징은 튼튼한 조직력을 기본으로 하는 빠른 속공 플레이.

또한 공통적으로 이들과 호흡이 척척 맞는 슛터들이 존재해서 재미를 더한다. 강동희는 실업때부터 맞춰온 김영만과 이상민은 용병 맥도웰과 올해 이적해온 정재근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들의 경쟁이 치열해 질수록 경기도 재미있어진다. 올해의 어시스트 왕관은 누가 차지할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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