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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새해 주식투자 왠지 안내킨다면…"펀드는 어때요"

입력 | 2000-12-27 18:28:00


‘은행에만 맡겨놓을 수도 없고 주식투자를 하자니 겁부터 나고….’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해를 넘기면서 안고 있는 ‘재테크 고민’일 것이다. 더구나 새해 주식시장은 한동안 침체국면을 이어갈 것이라고 대다수 전문가들이 내다보고 있다.

이럴 때 투자대안으로 고려할 만한 것이 간접투자상품이다. 물론 올 한해 주식형 펀드에 돈을 맡겼다가 원금의 절반정도만 건진 투자자들은 선뜻 내키지 않을 수도 있다. 투자자들이 참고하도록 주요 운용사 투자담당임원이 제시하는 간접투자 포트폴리오를 소개한다.

본보는 ‘여유자금 5000만원이 있다면 어떻게 간접투자하겠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대한투신운용 권경업 운용본부장과 삼성투신운용 김기환 상무, 제일투신운용 안종현 상무, 한국투신운용 이윤규 이사, 마이애셋자산운용 최남철 상무(가나다순)가 답했다.

▽근로자주식펀드 ‘약방의 감초’〓5명 모두 세액공제와 비과세혜택이 있는 근로자주식 수익증권(펀드)을 빼놓지 않았다. 투자만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절세형 상품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본부장은 소득공제가 되는 신개인연금저축을 고르기도 했다.

투자비중도 아주 높은 편이다. 5명 중 권본부장과 김상무, 안상무 등 3명이 총 투자금액의 60%인 3000만원을 근로자주식 펀드에 넣겠다고 밝혔다. 나머지 2명도 25∼30%의 적지 않은 비중을 뒀다.

특히 안상무는 5000만원 중 3000만원(60%)을 근로자주식 펀드에, 나머지 2000만원은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머니마켓펀드(MMF)에 각각 투자하겠다고 답했다. MMF는 사실상 대기성 상품이므로 근로자주식 펀드가 새해 유일한 간접투자상품이 되는 셈이다.

▽안전한 간접상품 선택이 대세〓주식투자 비중이 높은 성장형 간접상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짠 투자담당임원은 적었다. 올해 연말에 종합주가지수가 바닥을 다졌지만 새해 들어 곧 반등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이사는 국공채형과 회사채형 등 채권형 펀드에 모두 2000만원을 맡길 생각이다. 이이사는 “내년에도 기업구조조정이 상당기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안전한 국공채형 펀드에 더 많은 비중을 둬야 할 것”이라고 권했다.

김상무도 지수가 하락해도 손실위험이 없는 시스템헤지형 근로자주식저축과 채권형 펀드에 투자금액의 70%인 3500만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최상무 역시 채권형 뮤추얼펀드와 최대 주식투자비중을 50%로 하는 근로자주식펀드에 2750만원(55%)을 넣을 생각이다.

▽너도나도 ‘보수 성향’ 주장〓안전한 상품을 선택하는 것은 임원 대부분이 본인의 투자성향을 보수적이라고 밝힌 점과 맥이 통한다. 권본부장과 김상무 안상무는 투자성향을 보수적이라고 답했고 이이사는 안정적, 최상무는 중립적이라고 각각 표현했다.

성향을 보수적이라고 답한 권본부장과 김상무, 안정적이라고 자처한 이이사는 총 수익률을 10%대로 예상해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그러나 안상무와 최상무는 투자성향과 예상 수익률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이는 남의 돈을 받아 대신 투자해주는 운용사 임원으로서 고객들에게 안전하게 운용한다는 신뢰감을 주기 위한 의도가 답변에 깔려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주가지수 반등도 노린다〓몇몇 임원은 새해에 종합주가지수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성장형 펀드에 대한 투자를 빼놓지 않았다.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채권형 펀드 투자에만 매달릴 수 없다는 계산이다.

김상무는 “올해 주가지수가 급락해 내년에는 증시 주변환경이 상대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성장형 펀드에서 얻을 수 있는 평균수익률은 채권형 펀드를 웃돌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안상무와 김상무는 근로자주식 펀드 투자만으로 26%와 20%의 수익률을 각각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상무는 성장형 뮤추얼펀드에서 50%, 근로자주식펀드에서 25%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