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가 어렵다. 지방의 우수고교생들은 대부분 지방대를 외면한 채 서울로 진학하고 재학생들도 취업이 안 된다는 이유로 잇달아 빠져나가고 있다. 지방대생을 평가절하하는 기업과 사회의 인식도 여전하다.
교육부가 내년 상반기에 ‘지방대 육성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기로 하는 등 지방대 육성대책을 마련한 것은 이처럼 어려운 처지에 빠진 지방대를 구하기 위해서다. 이 특별법에는 기업이 신입사원을 뽑을 때 지방대 졸업생을 차별하지 않도록 하는 권고규정이 담긴다. 고용정책 기본법에도 지방대생 차별기업에 대한 벌칙근거를 삽입하기로 했다. 지방대에 입학하는 우수학생에 대해 정부가 학자금과 생활비를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또 유사 중복학과를 통폐합해 지방대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이 같은 대책이 실효를 거둔다면 지방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 지방대는 취업난 학생이탈 재정난 등 3중고에 빠져 있다. 지난해의 경우 합격하고도 등록하지 않은 학생이 7000명이 넘었다. 수도권대학으로 편입하는 학생이나 휴학생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100억원 이상의 부채를 짊어진 대학이 17개나 된다. 졸업생의 취업률도 10%선에 불과하다.
이 같은 지방대의 위기는 지방의 위기로 이어진다. 나라의 균형발전을 위해 지방대 육성은 중요하다. 지방대를 충실히 육성해 인재가 배출되고 그들이 지방발전을 위해 일하게 되면 지역이 활성화되고 침체에 빠진 지역경제를 되살릴 수 있다.
교육부는 지금까지도 여러 차례 지방대 육성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개별대학 지원 등 소극적인 대책이 대부분이었고 이것도 시간이 흐르면서 흐지부지되곤 했다.
다행히 이번에 내놓은 대책은 충분하지는 않지만 특별법 제정 등 구체성을 띠고 있어 기대를 갖게 한다. 이번 지방대 육성책이 구호만의 일회성 정책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 교육부는 지방대 육성 프로그램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지방대 졸업생의 일반기업 취업차별금지도 단순한 권장만으로는 실효를 거두기 어려운 만큼 보다 획기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각종 국가고시에 지역인재 할당제를 검토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지방대 스스로도 특색 없는 백화점식 교과과정에서 벗어나 지역특성에 맞는 대학으로 거듭나는 자구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지방대를 졸업하고 지방에 살아도 기회균등이 보장된다면 인재들이 서울로 옮겨갈 까닭이 없다. 지방대가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