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37)이 무거운 입을 열었다.
구단의 ‘야구 활동 중지’경고와 선수의 ‘훈련 거부’맞대응으로 벼랑끝을 향해 치닫고 있는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사태. 사단법인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유급 홍보위원으로서 함부로 말을 내뱉을 처지는 아니지만 불과 1년전까지만 해도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볐던 선배로서 책임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후배 선수들의 심정은 백분 이해합니다. 제가 현역 때 선수협이 생겼으면 분명히 말하지만 저도 선수협에 가입했을 겁니다.”
어렵게 입을 연 그였지만 한번 말문이 트이자 평소 성격대로 속내를 굳이 감추지는 않았다.
1월 귀국한 뒤 선수협 사태의 추이를 내일처럼 지켜보고 있었다는 그는 선수의 훈련 거부에 대해서만은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18일 선수협 총회 때 송진우회장이 이번에는 훈련 거부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기사를 읽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죠. 물론 나름대로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겠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선위원은 구단에 대해서도 화살을 돌렸다.
“KBO 사무처에선 6개 구단에서 선수협 집행부 6명에 대한 강경 입장을 전달하자 자유계약 공시 신청만은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현 사태를 대화로 슬기롭게 풀어 나가기 위해선 이런 극약 처방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런 그도 당장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는데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가 보다.
선위원은 “선수는 그라운드에 서 있을 때 가장 빛이 나는데…”라며 말끝을 제대로 맺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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