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은행 합병방안에 반대해 국민 주택은행 노조원이 7일째 농성중이던 경기 고양시 일산구 일산동 국민은행 일산연수원에 27일 오전 경찰력이 투입돼 노조원 7500여명(경찰추산)을 강제해산시켰다.
그러나 노조원들은 경찰에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으며 경찰도 비교적 차분하고 절제된 진압작전을 벌여 당초 우려됐던 격렬한 충돌 사태는 빚어지지 않았다.
경찰은 이날 오전 8시 10분경 연수원 정문에서 한진희(韓珍熙)일산경찰서장이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여경 1개 중대를 포함, 서울지방경찰청과 경기지방경찰청 소속 51개 중대 7000여명의 경찰력을 진입시켰다. 경찰은 20여분만에 연수원을 완전 장악했으며 두시간여 만에 모든 노조원을 연수원 밖으로 해산시켰다.
경찰은 진압작전 개시 직전 헬기 2대를 동원해 유인물을 살포하며 자진 해산을 촉구한 뒤 곧바로 진압에 나섰다.
경찰은 국민은행 이경수, 주택은행 김철홍 노조위원장 등 파업주동자 10여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미리 발부받아 놓았으나 이들이 이미 연수원을 빠져나간 상태여서 검거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경찰은 현장에서 노조원들을 선동한 금융노련 간부 등 7명을 연행해 조사중이다.
국민 주택은행 노조는 이날 오전 6시30분부터 노조원들에게 휴대품을 지참하고 운동장으로 집결토록 해 경찰 진입에 미리 대비했다.
한편 전날인 26일 오후부터 연수원을 빠져나간 노조원 2000여명 가운데 500여명은 이날 새벽부터 경기 여주군 점동면 덕평리 한국노총 중앙교육원에 재집결, 대규모 2차 철야농성을 준비하고 있어 파업의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두 은행 노조는 “일산연수원의 파업은 끝났지만 제3의 장소에서 계속 파업투쟁을 이어가겠다”며 “정부방침이 철회되기 이전에는 절대로 업무에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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