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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해반갤러리'운영 이홍우씨 부부

입력 | 2000-12-28 19:08:00


인천은 개인화랑이 문을 열어도 1∼2년 이상 버티기 힘들만큼 문화토양이 척박하다. 그런데 이곳에서 10년째 ‘상업화랑’의 명맥을 잇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치과의사 이흥우(李興雨·47), 화가 최정숙(崔正淑·46)씨 부부.

91년부터 이들이 운영하는 해반갤러리는 도심에서 약간 벗어난 동구 송림로타리 주변의 허름한 3층 건물에 자리잡고 있다. 이 갤러리는 인천지역 최초이자 ‘최장수’의 상업화랑. 이들 부부에게 ‘보금자리’와 같이 소중한 이 곳은 인천지역의 ‘문화사랑방’이다.

“애들을 어느 정도 키우고 나서 우리 인생을 살고자 했던 ‘결혼약속’을 구체화한 첫 걸음으로 화랑을 차렸지요. 적자의 연속이었지만 화랑과 함께 한 문화운동에서 세상을 올곧게 변화시키는 은근함과 역동성을 느껴 더 큰 열정을 쏟아 부었어요.”

해반갤러리는 월례 또는 격월로 열리는 문화워크숍(30여차례 진행), 시낭송회, 문화학교 등 다양한 문화사업을 벌이고 있는 ‘해반문화사랑회’의 모임터. 이들 부부는 한 때 화랑운영이 너무 벅차 손을 떼려고도 했지만 94년 주변 문화동호인들과 해반문화사랑회를 결성, 10여년동안 잠재워 두었던 ‘꿈’ 을 되살려나가고 있다.

해반문화사랑회에는 교수 변호사 의사 수집가 자영업자 등 각계각층의 140여명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문화예술공연을 위해 거리로도 뛰쳐 나간다.

98, 99년 월미도 문화거리에서만 20여 차례에 걸쳐 행위예술, 재즈연주, 무용공연, 사물놀이, 영화제 등의 공연물을 선보였다.

또 소설가 양귀자, 마임이스트 최규호, 재즈뮤지션 김대환씨 등 문화예술인을 초청해 시낭송회, 화랑음악회, 문화좌담회 등을 열기도 했다.

이외에도 초등생을 대상으로 한 문화학교, 일반시민과 함께하는 ‘지역문학답사’, 가족들과의 ‘생태기행’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수시로 연다. 하지만 이들은 1년중 한달간을 ‘안식월’로 정해 이 기간 만큼은 철저히 ‘자연인’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마음과 정신 속에 얼마나 많은 ‘문화향기’가 용해되어 있느냐에 따라 삶의 가치도 달라지는 것 같아요. 재산을 많이 모으기보다는 이웃들과 여유롭고 즐겁게 사는 것이 더 축복받은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