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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달라질 교육환경-부동산 시장

입력 | 2000-12-28 19:30:00


경기 성남과 고양 등 수도권 4개 지역에 ‘고교 평준화’가 실시되면 이 지역의 교육 및 생활환경은 어떻게 달라질까. 교육 및 부동산 관계자들은 신도시 학원가의 과외 열기가 일단 수그러들겠지만 새로운 형태의 과외가 또다시 등장하고, ‘명문고’ 근처로 집을 옮기느라 부동산 시장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교육환경 변화〓먼저 ‘서현반’ ‘백석반’ 등 이른바 신도시 명문고교 이름을 딴 중학생 입시과외반이 사라지는 등 신도시 학원가의 중학생 고입과외 열기가 누그러질 전망. 그러나 ‘입시지옥’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의 우수 학생들이 과학고와 외국어고 등 타지역 특수목적고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 학원들도 벌써부터 발빠르게 ‘외고반’ ‘과고반’ 등으로 입시반 간판을 바꿔달고 있을 정도다.

평준화 이후의 수업방식도 과제. 일산신도시 백석고 이은협교장은 “평준화가 되더라도 선지원 후추첨제여서 아쉬운 대로 우수학교의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수준이 서로 다른 학생이 모여 공부하게 되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 여파〓4개권역 모두 단일 학군제로 학교에서 가까운 곳에 사는 중학생들에게 우선권이 있는 근거리 배정방식이 적용돼 명문교 주변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상승이 점쳐지고 있다.

분당신도시가 있는 성남의 경우 명문으로 꼽히는 서현고주변 시범단지 아파트들이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게 중론. 이들 아파트는 평준화방안이 발표되기 전에도 매매 및 전세수요가 폭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현재 삼성, 한신 시범단지 아파트 32평형의 시세는 매매가 2억1000만∼2억4000만원, 전세는 1억3000만∼1억4000만원선.

고양지역은 일산신도시에서 가장 좋은 고교로 평가받는 백석고주변 마두동지역 아파트(한신 삼환 극동 풍림 삼부)들이 인기몰이를 할 것으로 분석된다. 고양시 전체가 단일학군이어서 구시가지나 화정, 능곡지구에 사는 사람들이 이사올 가능성이 높다. 현재 이 지역 32평형 아파트시세는 매매가 1억5000만∼1억6000만원, 전세는 9000만원 정도.

안양 과천 의왕 군포가 포함된 안양권은 평촌 신도시지역 아파트들이 가격 상승세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 최고 명문고인 안양고 주변에 아파트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평촌고가 있는 범계동지역 아파트로 주택 수요자들이 몰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 현재 이 지역 32평형 아파트 시세는 매매가 1억9000만∼2억500만원, 전세는 1억1000만∼1억2000만원 수준이다.

산본신도시에 있는 목화공인 전순이(全順伊·43)대표는 “평준화방안이 최종 확정됐다 하더라도 워낙 경기가 침체된 상황이어서 당장에 집값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본격적인 이사철이 시작되는 내년 1월말이나 2월초부터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