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어 호평을 받았던 임상수 감독의 디지털 영화 이 '18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아 10대 이야기를 다뤘음에도 정작 10대들은 볼 수 없는 영화가 됐다. 이 영화가 '18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은 데에는 나름의 사연이 있다.
제작사인 '영화사 봄'은 제5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를 갖기 위해 9월말 서둘러 등급심의 신청서를 제출했다. 당시 제작사 측은 등급보류를 염려해 자진해서 '18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요구했고 무사히 등급심의를 통과했다. 그러나 부산영화제에서 첫 시사를 가진 후 관객들은 이 영화에 대해 "10대들이 꼭 봐야 하는 영화"라는 이야기를 전해왔다.
믹싱과 편집을 다시 한 제작사는 12월5일 등급위원회 측에 재심의 신청 공문을 보냈으나 "재심의는 처음 등급 심의를 받은 후 30일 이내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답신을 받고 재심의를 거부당했다.
이에 제작사는 12월15일 신규 심의를 신청했으나 이마저도 거부당해 어쩔 수 없이 처음 받았던 '18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고수할 수밖에 없게 됐다.
2001년 1월20일 개봉되는 은 본드나 가스흡입, 원조교제 등의 청소년 문제를 10대 입장에서 진솔하게 풀어나간 문제작. 이 영화를 연출한 임상수 감독은 가리봉동에서 실제 가출 청소년들과 함께 기거하며 그들과 공유했던 1년여의 시간을, 청소년들이 말로 다 할 수 없었던 진짜 고민을 사실적으로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황희연 benot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