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거리는 삼보, 왜 이러나?'
'농구천재' 허재로 대표되는 삼보는 흔히 '도깨비팀'이라 불리운다.
약팀에 맥없이 패하다가도, 강팀에게 간혹 깜짝 승리를 거두며 도무지 전력짐작을 어렵게 만들곤 하기 때문이다.
이번시즌 초에도, 삼보가 연이은 도깨비 행각(?)으로 개막전 포함 3연승을 내달리자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당초, 전문가들은 삼보를 중위권 내지는 하위권으로 점쳤었기 때문.
사실 삼보가 멤버상으로는 어느 팀에도 뒤질 게 없다.
허재와 전구단 통틀어 가장 빠른 포인트 가드라는 신기성, 외곽슛이 좋은 양경민, 골밑에서의 착실한 플레이가 돋보이는 조던, '백색탱크'라 불리우며 작년 시즌보다 더욱 발전된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와센버그 등 면면으로는 충분히 우수한 선수들이다.
하지만 최근 삼보를 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플레이를 많이 펼치곤 한다.
무너져 버린 팀플레이.. 전술도 없고, 원칙도 없는 플레이들..그리고 오직, 한두명에게만 의존하여 경기를 이끌어 가는 모습 등.
이전 4번의 시즌에서 한번도 보지 못했던 최악의 플레이들을 보여주며 9위의 초라한 성적표만을 안고 있다.
더욱 심각한 건, 지금 상태로는 도무지 올라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
원년 나래 블루버드로 시작해 프로화 이후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았던 팀이었던 삼보.
원년 준우승 팀이자 지난 시즌까지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한번도 실패한 적 없었던 삼보가 이렇게 바닥에서 헤매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올시즌 삼보의 패배는 대부분 역전패. 특히, 4쿼터에 상대의 공격을 막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더구나, 위기 상황 때 한방을 터트려 줄 팀의 해결사가 없다는 것도 큰 문제로 지적된다. 팀기둥 허재가 비록 부상으로 빠져 있긴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허재의 부상 이전에도 이미 나타났었다.
실제로 삼보는 12월 들어 3승 5패를 거두고 있는데 그중 2점차 이내의 승부는 6번이며, 5패중 4패는 경기 종료 1분 전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치열한 접전끝에 패배한 경기들이다.
박빙의 승부에서 패배했을 경우,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받는 허탈감은 몇배 더하다. 삼보가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의 경기를 계속한다면 선수들의 체력소모가 심해질 뿐만 아니라, 자칫 징크스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이러한 경기를 벌이는 삼보의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코칭스태프의 작전부재 이다.
예년에 비해, 특별히 떨어지지 않는 멤버들을 데리고, 지금의 성적밖에 올리지 못하는 건 주전 선수들의 부상 이외 그 이상 어떠한 핑계도 통할 수 없다.
결정적인 순간, 감독의 작전에 의한 위기해결보다는 지나치게 한두명의 선수에게 의존하는 것도 감독의 무능력함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28일 현대와의 경기에서도 삼보는 초반 많이 앞서나가다 서서히 따라잡히기 시작, 3쿼터에 급기야 역전 당해 결국 패배하고 말았는데, 3쿼터 66:60의 스코어에서 71:60으로 현대가 점수를 내는 동안 삼보의 점수가 아예 없었음에도 작전타임 하나 부르지 못했다는 것을 봐도 적절하게 상대방 공격을 끊어낼 수 있는 감독의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수 있다.
프로 출범 후 최악의 시즌을 맞고 있는 삼보.
이미 리그 중 절반 이상의 경기를 소화해 내고 있는 현재 삼보는 어서 빨리 이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벌써 5시즌째 변함 없이 성원을 보내고 있는 원주 홈팬들의 애타는 마음이 보이지 않는가?
김희경/wkbl@wkbl.co.kr